(사)영암군농·특산물판촉단, ‘氣찬장터’ 운영 포기 법인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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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영암군농·특산물판촉단, ‘氣찬장터’ 운영 포기 법인도 해산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활동 스톱 장기화 우려 서울 등 판촉전도 차질 불가피

새 민간위탁운영자 물색도 쉽지 않을 듯…전동평 신임 군수 첫 해결 과제 주목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이하 氣찬장터) 민간위탁운영자인 (사)영암군 농·특산물 판촉단(이하 판촉단)이 법인 해산과 함께 氣찬장터 운영을 포기하기로 하고 군에 이를 통보했다.
군은 이에 따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난 8년 동안 판촉단이 해온 영암군 농·특산물 판촉활동은 상당기간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또 군은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라 氣찬장터 위탁운영에 나설 새로운 농업 관련 생산자단체 또는 법인을 찾아나서야 한다. 그러나 시설규모나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이 역시 결코 쉽지 않은 문제여서 운영 중단 사태의 장기화도 우려된다.
판촉단을 이끌어온 임향숙 전 달마지회 회장(김일태 전 군수 부인)은 최근 “6·4 지방선거 결과 판촉단이 더 이상 기찬장터를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보고, 그동안 농협 등에서 빚을 내 지역 농업인들에게서 매입했던 곡물류 등을 헐값에 처분하는 등 재고정리를 끝냈다”면서 “사단법인 역시 해산절차를 완료했고, 군에는 운영포기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또 “빨간 양파 즙 판매권 등 기본자본금은 ‘빨간양파영농조합법인’에 조건 없이 양도했다”면서 “지난 8년 동안 낙과 배 등 잉여농산물을 활용, 가공해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한 노하우와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통한 판로개척, 유휴지를 활용한 고품질 농·특산물 생산 노하우 등도 함께 양도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그동안 판촉단이 쌓아온 성과물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氣찬장터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판촉단이 그동안 해온 영암군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활동 역시 중단되게 됐으며, 매월 서울 영등포구청 광장 등에서 개최하는 판매전도 차질을 빚게 됐다.
■ 氣찬장터 운영경과 및 성과
2010년10월 개장한 氣찬장터는 운영을 위해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에 상정됐으나 부결되면서 군 직영체제로 판촉단의 협조를 받아 운영해왔다. 그 뒤 2012년8월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2차례에 걸쳐 민간위탁 운영자 모집공고를 냈으나 모두 무산됐다. 2012년12월에는 ‘사용료 면제’ 및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해 2013년2월 모집공고에 판촉단이 단독으로 신청, 2년간 운영자로 선정된바 있다.
판촉단은 그동안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에 따라 사용료를 면제받는 대신 관리비와 운영비 등을 자체 부담하며 氣찬장터를 운영해왔다. 계약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판촉단은 그동안 들기름과 참기름, 잡곡류 등 영암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집약한 ‘달마지 선물세트’를 자체 개발해 설과 추석 등 명절 때 선물용으로 판촉에 나서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해 추석명절에만 4억6천여만원의 매출고를 올리기도 했다.
또 연간 20여 차례에 걸쳐 서울 등 대도시 직거래 장터에 참가, 대도시 주부들에게 영암군 농·특산물의 품질 우수성을 각인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 회장이 밝힌 氣찬장터 운영에 따른 연 매출은 20억원대이고, 이곳과 거래해온 농업인만 1천여가구에 달한다. 따라서 이들 농업인들이 직접 올린 매출액 등까지 합하면 氣찬장터 운영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00억원대가 넘는다는 것이 임 회장의 추산이다.
이처럼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온 판촉단이 氣찬장터 계속 운영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판촉단 구성이 군청 공직자 부인들의 모임인 ‘달마지회’가 주축인데다, 김일태 군수 부인인 임향숙 여사가 사실상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단체이기 때문이다.
氣찬장터 운영이 중단되지 않도록 적절한 승계절차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본보 보도에도 불구하고 전동평 신임 군수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임 회장에게도 인수인계를 위한 제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촉단은 이에 따라 빨간 양파 등 영암군 농·특산물의 신규매입을 중단하고, 올 추석 특판에 대비해 미리 사들였던 곡물류 등에 대한 재고처분에 나서는 등 운영 포기 수순을 밟아왔다.
■ 운영 정상화 방안 및 전망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에 따르면 氣찬장터는 ▲영암군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축·특산물 및 가공제품 전시·판매, ▲군수가 품질을 인증한 농·수·축산물을 이용한 음식점 및 휴게실 운영, ▲비교전시를 위한 전라남도가 품질 인증한 타 시·군 특산품 전시·판매, ▲소비확대 및 판매촉진을 위한 판촉 및 홍보, ▲생산 농·어업인과 소비자 간의 직거래 알선, ▲판매센터 운영 및 시설 유지관리 등의 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다. 또 운영방법은 군이 직영하되 의회의 동의를 얻어 민간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氣찬장터에 대해 개장 초기처럼 군이 공직자 부인들의 모임인 달마지회를 앞세워 직영할 수도 있겠으나 특혜논란 등 불필요한 잡음이 끊이질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따라서 군은 관련 조례에 따라 다시 민간위탁공고를 내는 등의 절차를 밟아 새로운 위탁운영자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빨리, 적절한 위탁운영자가 나타나느냐다. 2013년2월 군이 낸 모집공고에 명시된 위탁운영자 신청자격은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조 4항의 생산자 단체 ▲법인(사단, 재단) 중 사업목적이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활동을 주 사업 목적으로 구성된 법인 등으로, ▲전년도 또는 2∼3년간 평균 판매실적이 1억원 이상인 법인 및 생산자 단체, ▲생산자 단체 및 법인들이 2∼3개 이상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운영 가능 등으로 되어 있었다. 당시 모집공고 때에는 판촉단 외에 영암지역에 주소를 둔 생산자 단체나 법인 가운데서는 이 같은 자격요건을 갖춘 곳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지적이었다.
또 군이 적절한 생산자 단체나 법인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氣찬장터 운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동안 氣찬장터를 운영해온 판촉단은 임 회장을 비롯한 달마지회 회원들이 거의 무보수로 봉사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부담 등을 최소화하는 대신 영암지역 소규모 농가들이 생산한 다양한 농·특산물을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독특한 영업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법인이 기찬장터 운영에 나설 경우 영리가 주목적일 수밖에 없다. 또 판촉단처럼 사용료를 면제해줄 명분도 없다. 결국 ‘영암군 농·특산물의 소비확대 및 판매촉진을 위한 판촉 및 홍보’라는 氣찬장터 본연의 목적은 외면되기 십상이고, 군민혈세로 지어진 氣찬장터와 각종 시설이 특정업체(또는 단체)의 배만 불릴 수 있다.
그렇다고 군이 氣찬장터에 대한 적절한 운영방법을 찾기 위해 다른 시군의 경우를 참고하기도 어렵다. 전남을 비롯한 다른 시군이 운영하는 비슷한 시설 태반이 적자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고, 오히려 그동안 氣찬장터가 거꾸로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결국 氣찬장터 운영 활성화 문제는 ‘CEO 군수’임을 자부하는 전동평 신임 군수의 몫으로 넘겨지게 됐다. 과연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 및 홍보의 첨병 역할을 다시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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