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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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어느 날에

정윤희
- 영암문인협회 회원
논두렁 태우는 매케한 냄새가
정이 가는 가을
어스름히 해질녘이 되면
을씨년스러운 외로움이 밀려오고
겸손이 나를 깨운다.
더 고개 숙이라고
더 목소리 낮추라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라고
그리고 천천히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때론 정겨움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어떤 일에 파르르 하며 날카롭게 대들던 일들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여유로움이 있으니
아버지 기일이 다가오는 이 즈음
늘 나를 반성하고 뒤돌아보며
잘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우리 아버지는 아직도 철없는 막내가 못 미더운지
가을철 보약 같은 가르침을 주신다.
친정 아버지가 그리운
가을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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