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국 농·축협 조합장 동시선거 배경과 전망

물밑선거전 진즉부터 시작 ‘내사람 만들기’ 분주 조기과열 방지대책 세워야
내년 3월11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치러지는 농·축협 조합장 선거는 지난 2011년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과연 불법타락선거와 흑색비방선거의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농·축협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는 왜?
그동안 농·축협 조합장 선거는 지자체 단체장 다음으로 그 규모가 큰데다,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자리여서 그 어느 선거보다도 관심이 컸다.
또 조합별로 실정이 다르다 보니 전국적으로 1년에 수십 건의 조합장 선거가 치러지고, 후보자간 경쟁도 치열해 각종 부정선거 의혹부터 시작해 내부고발까지 ‘제살 깎아먹기’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거가 치러질 때 마다 혼탁 또는 과열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고, 금품 및 향응제공사실이 사법당국에 의해 적발되면서 지역화합을 깨트리는 일로까지 비화되기 일쑤였다.
정부가 농협법 개정에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들쭉날쭉 치러지는 농·축협 조합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함으로써 이 같은 폐단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반면에 첫 전국 동시 선거를 앞둔 농협중앙회의 걱정은 매우 커 보인다. 선거가 본격화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상호비방과 내부고발 등이 시작될 경우 통제기능을 순식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8월11일 서둘러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관리사무국 현판식’을 가진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각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하는 만큼 공직선거에 준한 공명선거추진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앙회 홈페이지에 ‘부정선거신고센터’를 개설, 신고 포상금을 최고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부정선거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정선거 논란이 벌어진 조합에는 중앙회의 자금지원을 제한하고, 금품 및 향응제공자는 제명, 이를 받은 조합원에게는 최대 50배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농협중앙회 이원기 선거관리사무국장은 “공명선거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선거관련 불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 예상되는 부정선거 관련 문제점은?
이번 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엄정한 관리 아래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금품 및 향응제공 등 과거처럼 적나라한 부정선거양상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암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선거를 앞둔 조합 대부분이 자천타천 후보자들이 거론되면서 물밑선거전이 진즉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조기과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문제다.
또 일각에서는 “공식선거전이 시작되면 이미 늦다”는 판단 아래 일치감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 사람 만들기 작업이 벌써 시작됐고, 그 과정에 우려할만한 부정선거 관련행위들이 일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오는 9월 추석명절을 전후해 불법 선거전이 횡행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아직 준비단계인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관리체제의 정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처음 실시된다는 점과, 그 결과에 따라서는 자칫 농협의 글로벌 경쟁력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후보자들이나 조합원 모두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농협 관계자는 “전국 동시선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공명정대한 경쟁을 이끌어 정도경영과 사회공헌활동 등 농협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