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때문에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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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악취 때문에 못살겠다”

학산·미암면 13개마을 주민 수년째 고통받아

인근 비료공장 음식물쓰레기 등 반입
냄새 저감시설 고장 방치…주민 반발
음식물 쓰레기와 동물성 폐기물 등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가 수년째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더구나 이 업체는 시설이 노후화 된데다 악취의 농도를 낮추는 저감시설마저 고장 난 채 공장을 가동해 오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암군 학산면과 미암면 주민들에 따르면 미암면 두억리에 위치하고 있는 유기질비료제조공장인 D업체는 3년 전부터 음식물쓰레기와 축산분뇨를 반입해 비료를 제조하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심한 악취로 인해 주변 학산면 학계리 광암마을과 용소, 천해, 용산마을, 미암면 두억리 등 공장 인근 13개 마을 주민들이 수년째 심한 악취에 시달려 오고 있다.

더구나 이들 지역은 지난 2002년 환경보존 시범마을로 지정된 청정마을로, 흑석산과 가학산의 맑은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고 상류에 가족단위 유원지와 수영장이 들어서 있어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어서 주민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실제로 주민들은 심한 악취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날씨가 흐린 날 등에는 구토와 두통을 호소할 정도다.

악취공해로 인한 피해주민은 공장 주변마을인 두억리 뿐만 아니라 학산면 지소와 용소마을 등 13개 마을 수백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수km 떨어진 미암면 소재지와 학산면 소재지까지 악취가 퍼지고 있다.
실제로 D산업과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도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역겨운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공장 주변으로 다가가자 심한 악취로 숨쉬기도 불편할 정도였다.

결국 참다못한 인근 13개 마을 주민 50여명은 지난 16일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업체와 행정당국에 수차례 걸쳐 대책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어 더 이상 인내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하루빨리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시키기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악취에 대한 대책도 없이 지난 2004년 비료공장 허가를 내준 것 자체가 행정의 엇박자”라며 “공장을 영암군에서 매입하거나 이주를 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업체 측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공장을 가동한다면 폐기물 반입 저지 등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D업체 관계자는 “악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는 어쩔 수 없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악취제거시설을 만들기는 어렵고 현재 고장으로 가동 중단된 악취저감시설을 수리해서 악취의 농도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집회현장을 방문한 김일태 군수는 “악취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지도하고 점검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군 관계자도 “D업체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대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악취오염도 검사를 의뢰했다”며 “측정결과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엄정하게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악취관리법상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는 폐업을 요구할 수는 없어 악취를 줄일 수 있는 시설을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명준 기자



김명준 기자 gm119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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