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고개를 내밀어
가지가지마다 꽃을 피우기 시작한
백일홍
짧게 건네는 말 한 마디에도
어찌할 바 모르는
열 대 여섯 살 소녀처럼
내 눈길에 금세 얼굴 붉히고 마는
귀에 대고 가만히 속삭이는
비밀 이야기를 엿들을 때처럼
숨죽여 하나 둘 조심스레 피어낸 잎
찬 서리 내릴 때까지
내 가슴 속 그리움도
너를 따라
나날이나날이 붉어질 수 있다면…
봉성희
솔문학 회장
영암문인협회 회원
2009년 전남문학 신인상(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