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암면발전협의회'의 김정근 회장 등 회원 20여명이 지난 7월20일 오전 영암군의회(의장 이하남)를 찾았다. 이른바 '항의 방문'이다. 그러나 속내는 매우 복잡하다.
우선 항의하고 싶은 대상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 먼저 미암면의 폐기물종합재활용업체 (유)YK환경이 영암군의 영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심판에서 승소하고, 삼호읍 출신 김철호 의원이 의회 '5분 발언'을 통해 군의 행정적 잘못을 질타한 것과 관련해서는 '왜 의회(의원)가 주민들이 아닌 업체 편을 드는지' 야속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김철호 의원에게 항의 성명서를 전달한 회원 일부는 대화 도중 사과를 요구하며 자주 얼굴을 붉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떤 회원은 "일정을 잡을 테니 3일 동안 YK환경 주위에 머무르되, 정말로 냄새가 나면 의원직을 걸(사퇴할) 수 있느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를 즉각 거절했다. 의원직을 걸어야할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더 나아가 '5분 발언'의 취지는 (미암면민들이 아닌)업체 편을 든 것이 아니라 군의 행정처리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음도 분명히 했다고 한다.
한동안 언쟁(?)이 오갔으나 협의회 측이 YK환경에 대한 미암면민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김 의원도 협력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군을 상대로 건 행정심판에서 승소한 YK환경이 득의양양(得意揚揚)해진 마당에 협의회가 기댈 곳은 오히려 김 의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5분 발언'을 통해 볼 때 김 의원이야말로 사태를 샅샅이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협의회는 김 의원에게 공장 내 감시카메라 설치, 대기오염 측정장치 설치, 1일 가동시간 준수 등의 요구사항을 YK환경이 수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가 기댈 곳이 오히려 김 의원이었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협의회 회원들이 의회를 찾자 해당 지역구의 조정기 의원이 현관 앞까지 마중을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박영수 의원도 같은 지역구다. 하지만 두 명의 지역구 의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협의회는 이들을 마뜩하게 여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협의회 내부에서는 YK환경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가 전개된 것은 '미암면 출신 의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의원은 학산면, 박 의원은 서호면 출신이다.
이를 의식했음인지 두 의원은 최근 개회한 제232회 영암군의회 제1차 정례회 환경관리과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에서 미암면민들과 YK환경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특히 박 의원은 업체와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군이 앞장서줄 것을 촉구하고, CCTV 설치 및 주민감시원 배치 방안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협의회가 의회를 항의방문 했음에도 사태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보인다. 한 회원의 지적처럼 행정심판이 있고, 김철호 의원의 '5분 발언'이 있은 뒤 면민들과 업체 사이가 대화조차 단절된 상황이다. 관계가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래서는 업체나 면민들 모두에 득 될 것이 없다. 특히 면민들과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더라도 협조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업체 측의 변화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따라서 김 의원을 포함해 조, 박 의원, 그리고 영암군의회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는 영암군의 적극적인 가세도 당연히 필요하다.
한편 미암면발전협의회는 미암면 문예체육행사추진위원회에서 명칭을 변경, 새롭게 출발해 그동안 미암면민의 복지 증진과 면내 다양한 행사를 지원하는 명실 공히 미암면을 움직이는 대표 단체로 성장해 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