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지를 꽃밭으로 바꾼 박종대 영암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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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지를 꽃밭으로 바꾼 박종대 영암읍장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생긴 큰 변화 가운데는 '생활밀착형 행정' 추진도 빼놓을 수 없다. 권위주의적이게만 느껴져 온 행정이 주민들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를 증진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영암읍사무소의 경우는 해를 거듭할수록 침체일로인 영암읍 시가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생활행정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주민생활에 직결되는 공원정비에서부터, 자투리땅 정비, 5일 시장 정비, 가로등에 꽃 화분 설치 등 대대적인 환경정비에 나서 영암읍민들의 표정까지도 환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암읍 시가지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1일자 군 정기인사로 박종대 읍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박 읍장은 부임한 다음날 곧바로 영암버스터미널을 찾았다. 영암읍이 군청소재지로 영암군의 중심이고, 10개 읍면 주민들이 영암읍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관문이 바로 터미널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터미널을 찾은 박 읍장을 가장 먼저 반기고 나선 이들은 택시운전자들이었다. 읍장을 만난 이들은 여러 가지 민원을 제기했고, 박 읍장은 이 가운데 해결가능한 주차금지판 교체와 구릉지 정비 등을 곧바로 해결했다.
특히 터미널 옆에서 리젠시 모텔 옆까지의 공터 잡초제거를 위해 박 읍장은 스스로 모자와 작업복, 장화를 착용하고 직접 나섰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과 버려진 쓰레기 때문에 악취와 함께 모기 등 해충이 들끓던 곳이 깨끗해졌고, 지금은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있다.
읍장으로 부임해 각 마을을 순회하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생활쓰레기였다. 분리수거도 안 된 상태로 음식찌꺼기와 함께 담긴 봉투는 아무 때나 동네 어귀에 내놓아진다. 들짐승이 파헤치기라도 하면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난다. 그래서 집집마다 다니며 쓰레기 분리수거와 정해진 날 쓰레기봉투를 내놓도록 독려했다. 점점 개선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박 읍장의 설명이다.
“매일 새벽부터 각 마을을 둘러보며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피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박 읍장은 그동안 영암 5일 시장 주변 정비와 함께 화장실 정비에도 나서 변기와 물비누 등을 설치했다. 또 읍사무소 주변정비를 통해 코스모스를 식재했고, 관내 21곳의 공원도 깨끗이 치웠다. 특히 읍내 자투리땅 40여 곳 가운데 활용이 가능한 24곳 6천500여평에 대해 땅 소유자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해 코스모스를 식재하는 등 말끔히 정비했다. 덕분에 영암읍 시가지 곳곳이 그야말로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가 만개해 있다.
읍사무소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근 보직인사를 단행하기도 한 박 읍장은 지금 읍 시가지의 가로등 가운데 50여 개소에 꽃 화분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읍사무소 직원들에게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고, 읍장이 직접 뛰고 있다. 또 앞으로 영암읍 관내 21개소의 공원에 대해 군청 직원과 읍 담당 직원, 마을이장을 한 조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하는 ‘공원관리실명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박 읍장은 특히 오는 10월 말 영암읍 시가지에서 열릴 예정인 국화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정신약국 앞에서 영암축협 앞까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상가 한곳 한곳을 소개하고 군민과 향우, 관광객들에게 음식도 대접하는 행사도 열어볼 심산이다. 또 최송열 향우회장의 사퇴로 운영이 중단된 재경영암읍향우회 재정비도 직접 추켜들 계획이다. 과거 서울사무소장을 맡아 향우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큰 기반인 셈이다.
"하루를 근무하더라도 주어진 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입니다. 읍장으로서 읍민들이 필요한 일, 읍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하는 것이지요. 특히 새벽부터 각 마을을 순회하며 주민들로부터 받은 각종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처리여부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읍장이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氣찬랜드 건너편 영암축협 청사 신축부지에 심어놓은 코스모스 밭을 정비하러 간다며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박종대 읍장의 말이다.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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