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적산 아랫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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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적산 아랫마을

가을은 겨울의 문 앞에서
벌겋게 수줍어하고
은행나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아스팔트 위에 황금빛 융단이 깔린다

엄길 삼거리 자투리 땅에 살던 수수들
빨간색 푸른색 양파 망을
여름내 뒤집어쓰고 있더니
은행잎 지는 소리에 소스라쳐
주인집 창고 속으로 꼭꼭 숨었다

구수한 볏짚 태우는 냄새
저녁노을 따라 피어오르면
아버지는 벌써
보리갈이 끝내고 돌아오시고

은적산 아랫마을
장동 네거리에는
가을빛 은행잎들 수북하게 쌓여만 간다


김선희
영암여성백일장 우수상 수상
현 솔문학 사무국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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