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로 치유를 해볼까
입맛대로 뒤적이는 서재의 시집
심장이 뛴다
눈에 들어 온 푸른 책 한 권
시집을 잘근잘근 씹을 때 마다
오감이 되살아 난다
입맛이 간간 할 때는 물로 헹구기도 하고
달착지근 할 때는 곱씹어 보기도 했다
몸부림치며 적응하는 것처럼 슬픈 일도 없다
나사 하나 빠진 것처럼 대문을 어슬렁거리다
여름에 낚일 때도 있다
시간에 밀리고 세월에 밀리고 또 무엇에 밀리는가
허파로 독백을 씹는 동안 도시에 뚝 떨어진 나는
여전히 죽어 가고 있었다
임영자
2015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전 솔문학 사무국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