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주섬 아무 옷이나 걸치고
까치발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귀하던 시절
어머니는 차비를 아끼려고 구불거리는 산길을
신발이 닳도록 걸었다
가난한 살림살이에 20리 장길을 걸었던 어머니는
걸어야 건강에 좋다며 애써 웃었다
미루나무 그늘에서 공기놀이를 하며
어머니의 귀가를 기다렸던 설렘이
콘크리트 처마에도 묻어나는데
멀리 새끼들 입에 먹일 고봉밥을 몰고 오는
그녀가 있다
임영자
2015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전 솔문학 사무국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