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산업특구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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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산업특구 1년

<중>영암 무화과의 현주소

영암 무화과 재배 2015년 전국의 58.1%서 2016년 55.5%↓
최고 소득 노지작물 지위도 이미 상실 주산지 입지 흔들
지금 영암 무화과가 처해 있는 ‘현주소’는 제대로 된 특구 사업 계획이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영암 무화과는 주산지의 지위조차도 위태로울 수 있는 현실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주산지 농협인 삼호농협(조합장 황성오)이 지난해 말 개최한 ‘2016년 무화과 유통사업 평가회’에서 밝힌 분석 자료에 의하면 전국 무화과 생산은 2015년 699㏊ 8천195톤에서 2016년 746㏊ 8천97톤으로, 재배면적은 늘고 생산량은 줄었다. 생산 감소는 병해충 및 기상여건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국 무화과 생산 가운데 전남의 경우 2015년 638.2㏊(전국의 91.3%) 7천544.8톤(전국의 92.1%)에서 2016년 668㏊(전국의 89.5%) 7천325톤(전국의 90.5%)으로 전국 재배면적과 생산량에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변화하고 있는 전국 비중이다. 재배면적에서 전국 비중이 1년 사이 1.8%P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산지인 영암 무화과의 위상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5년 영암군의 무화과 재배는 406.7㏊에 4천975.6톤으로, 전남지역에서는 면적으로는 63.7%, 생산량으로는 65.9%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는 면적은 58.1%, 생산량은 60.7%다.
2016년 들어서 영암군의 무화과 재배는 413㏊로 늘고 생산량은 4천752.7톤을 기록했다. 전남에서는 면적으로 61.8%, 생산량으로는 64.8%였다. 또 전국적으로는 면적은 55.3%, 생산량은 58.6%다. 가장 최근의 두 해를 비교해보면 영암 무화과는 재배면적에서 1년 사이 전남 비중은 1.9%P, 전국 비중은 2.8%P 낮아졌다.
주산지 영암 무화과의 전국 비중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 무화과 재배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남도내에서는 신안군의 무화과 재배가 2015년 79㏊에서 2016년 92㏊로 크게 늘면서 전국 비중이 2015년 11.3%에서 2016년 12.3%로 높아졌다. 또 해남군의 경우도 2015년 51.8㏊에서 2016년 68.3㏊로 크게 늘면서 전국 비중이 2015년 7.4%에서 2016년 9.2%로 높아졌다. 주산지 영암군과는 대조적이다. 경남지역의 무화과 재배면적도 2015년 21.7㏊에서 2016년 30.6㏊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타 시군의 무화과 재배는 아직 규모면에서 영암군을 따라올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고품질 생산기술 개발 및 유통전략 마련 등에서는 주산지인 영암군이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일부 성과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협적인 일이자 우려할만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잦은 비 등의 영향으로 무화과 유통과정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영암 무화과의 품질에 대한 논란 내지는 시비가 잦았던 반면, 이들 타 시군의 경우 고품질 생산기술 개발 및 유통전략을 앞세워 그 틈새를 파고들면서 주산지의 지위를 크게 위협했다. 따라서 영암 무화과가 지금처럼 재배면적에서 주산지의 지위만 지키는 실상이 지속된다면 ‘무화과=영암(삼호)’의 등식은 머지않아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무화과 재배면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유통 및 가공 기술 개발 등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지난해 삼호읍의 무화과 재배농민들 사이에서는 폐원을 고민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무화과의 전국 주산지이자 시배지인 삼호읍은 전체 밭 면적 706㏊ 가운데 370.29㏊가 무화과 농원이다. 밭 52.45%에 무화과가 심어져있다. 모두 804농가가 연간 4천584톤을 생산해 139억8천7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호읍민들 중 농사를 짓는 이들 대다수는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들 재배 농민들이 폐원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무화과가 기상재해는 물론 병해충에 거의 무방비 상태인데다, 유통문제나 가공기술 등에서 진전이 없어 소득이 예전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화과는 전남농업기술원이 도내 21개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55개 작목 753농가를 대상으로 2010년산 농산물 소득을 비교분석한 결과 10a당 소득이 445만3천원으로 노지재배작물 중 최고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이후 4년 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재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최고 소득 작물의 지위를 상실하더니 지금은 아예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처럼 병해충에 거의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을 정도로 방치되고, 유통문제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의 전환을 위한 가공기술의 개발에도 소홀히 한다면 더 이상 고소득 작목 대열에 다시 설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군이 삼호읍을 비롯한 영암군 전역을 무화과산업특구로 지정받은 것은 바로 이 같은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무화과산업특구는 '지역특화발전특구를 위한 규제완화 특례법'상의 특구제도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지역민의 소득향상에 기여하는 제도다. 조세완화나 국·도비 지원이 없이 규제 완화 조치를 통해 개발을 활성화하거나 민자 유치 촉진을 도모하는 취지임을 감안해 종전 국·도비 지원 위주의 사업계획에서 탈피해 재배농민들을 고부가가치 산업화로 이끌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 특히 폐원을 검토할 지경에 이른 재배농민들이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병해충 방제기술을 포함한 재배 신기술 개발은 물론 유통 및 가공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촉매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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