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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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황새기 틈새마다 천일염을 켜켜이 채우고
대통 길게 쪽 내어 우산살처럼 얹은 후
지긋이 눌러두었던 돌 하나
시어머니 살림 놓으시던 날 이후
텅 빈 선반 위에 얹어 둔
비릿한 짠내에서 건져 낸 검은 몽돌에
허연 소금꽃이 피었다

생각을 갉아먹는 병증이 침범해와
젓갈 담그던 추억마저 잃어버린신 후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들이
차츰 뇌리에서 지워져버리고
언어마저도 점차 놓쳐버리는 듯, 짧아지는 말수
알 듯 말 듯 물음에 안타까운 듯
잔잔히 미소로 답하시는 시어머니
구순 가까이 헤치고 살아왔을
삶의 피부위에
검은 저승꽃이 피었다

공보영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장 역임
2009년 전남문학 신인상(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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