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 2016년 '0원'에서 올해 10억5천여만원 신고
2017년 법인지방소득세 확정 신고 결과 영암군 관내 법인수와 세액이 전년대비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른바 '조선업황 바닥론'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군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지난 5월2일까지 기한으로 이뤄진 2017년 지방소득세 법인세분 신고 납부결과 모두 1천808개 법인이 75억4천600만원의 세액을 신고했다.
2016년에 1천719개 법인이 64억5천600만원의 세액을 신고한 것에 비하면 법인수에서는 89개 법인이 늘었고, 세액에서는 10억9천여만원이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신고한 법인수에서는 2015년 대비 6.1% 늘어난 반면, 세액은 2015년 88억1천900만원 대비 무려 23억6천300만원이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법인수 증가는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별도 신고 없이 납부만 했을 경우 무신고 가산세가 부과되는 점에서 납부세액이 없는 법인들이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액 감소는 극심한 조선업 침체로 중견기업들의 사업실적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영암군의 2016년 법인 지방소득세 상위 5개 법인의 신고현황을 보면 현대삼호중공업㈜가 2015년 18억7천600만원에서 2016년에는 '0원'을 신고했으며, '바르질라 현대엔진'의 경우 2015년 49억3천100만원에서 2016년 20억8천600만원으로 세액이 무려 28억4천500만원이나 줄었다. '바르질라 현대엔진'은 LNG선박 엔진제조업체다. 또 같은 조선업종인 '에스엠이'도 2015년 2억1천300만원에서 2016년 6천200만원으로 줄었으며, 내화벽돌 생산업체인 대한세라믹스는 2015년 6억2천500만원에서 2016년 5억6천8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조선업 불황이 점차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 첫 번째 신호는 영암군 법인지방소득세 1위 기업인 현재삼호중공업이 2016년 '0원'에서 올해는 10억5천465만3천원을 신고한 사실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로써 영암군 법인지방소득세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5사업연도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나 2016사업연도에는 영업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난 2011년 지방세 납부액이 230억7천만원으로 영암군 지방세 총액의 30.1%를 차지하던 조선업 호황 때와는 아직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만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된 것만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6년 법인지방소득세 '0원'을 신고했던 ㈜현대미포조선도 올해는 8천670만원을 신고해 법인지방소득세 상위 16위에 이름을 올렸고, 선박구성부분품을 생산하는 (유)태성산업도 2016년 '0원'에서 올해 5천100여만원을 신고해 19위를 기록했다.
반면 법인지방소득세 상위 2위 기업인 '바르질라 현대엔진(유)은 올해 9억6천947만7천원을 신고해 지난해보다 1억9천247만3천원이 줄었고, 상위 13위의 조선 관련 업체인 ㈜디에이취엠씨도 올해 1억769만9천원 신고에 그쳐 지난해보다 1억7천988만5천원이나 줄었다.
영암군의 전체 법인지방소득세 신고세액 가운데 상위 20개 법인의 세액은 52억9천516만9천원으로 70.1%를 차지한다. 또 상위 20개 신고법인 가운데 조선업 관련 법인의 세액은 26억5천938만원으로 50.2%를 점유하고 있다.
한편 2017년 법인지방소득세 확정신고 결과 1천808개 법인의 과표구간별 현황을 보면 200억원 초과 법인이 57개,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법인이 290개, 2억원 이하가 1천27개, 결손법인이 434개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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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조선업은?
4월 선박 수주량 세계1위 탈환 현대중공업 39척 23억달러 수주
노후선박 교체주기에 VLCC, LNG 선박 발주 늘어 바닥론 힘실어
국내 조선업황의 바닥론이 나오는 첫 번째 근거는 지난 4월 글로벌 선박 발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4월 글로벌 선박 발주 물량 중 34만CGT(12척)를 수주하며 세계 수주량 1위를 다시 기록했다. 누적 수주량도 증가해 올 들어 1~4월까지 123만CGT(34척)로 1위인 중국의 143만CGT(78척)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국내 빅3 업체의 수주 상황도 개선돼, 현대중공업의 경우 4월 기준 총 39척, 23억달러(2조5천939억여원)를 수주했다. 이는 3년만의 최대 수주량이다.
삼성중공업도 1분기 15억달러(1조6천917억여원)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초대형 해양플랜트와 소형 LNG선 수주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금까지 7척 7억7천만달러(8천684억여원)를 수주했다. 7월 말까지 추가 수주가 예정된 물량도 14억달러(1조5천789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떨어지기만 하던 선박 가격이 반등 추세로 돌아서고, 초대형유조선(VLCC)과 LNG선박의 발주가 늘어나는 점도 바닥론에 힘을 싣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신조선가 지수는 122포인트, 중고선가 지수는 86포인트를 기록, 전달 대비 각각 1포인트씩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가 상승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 이후 꼭 3년만이라고 한다. 중고선가 지수도 하락세가 이어지다 이달 들어 상승 반전했다. 통상 선박 가격은 추세가 한번 정해지면 해당 방향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씩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선가가 계속 상승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업계 분위기는 이미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VLCC 수주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특히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에 선사들이 발주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또 1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에 대한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조선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 프론트라인(Flontline)으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천798억원 규모의 VLCC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로부터 31만8천t 규모의 VLCC 3척을 2억5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