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선애마을 집단민원 해결로 최씨 민원도 해소됐다 판단" 주장
신북면 모산리 ㈜에이스테크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와 관련해 군이 부당하게 설계변경을 해줘 배 과수원에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며 주민 최명숙(63)씨가 지난 9월 11일부터 군청 정문 앞 1인 시위에 나섰다.
특히 문제가 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와 관련해서는 인근의 생태공동체로 알려진 선애마을 주민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서는 군이 즉각 대응에 나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반면, 최씨의 요구는 '개인적 민원'으로 치부되면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어서 '섬김 행정', '찾아가는 서비스행정', '현장 확인 행정'이라는 전동평 군수의 군정철학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과 최씨에 따르면 ㈜에이스테크(대표 임균택)는 신북면 모산리 38-2번지 등 2필지 5만9천여㎥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으로, 지난 4월 군으로부터 개발행위허가를 받았다. 에이스테크는 이곳에 3.8㎿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발전시설 부지 바로 옆에서 30여년 배 농사를 해온 최씨는 이에 대해 "업체 측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최초 환경영향평가 때 제출된 도면과 다르게 배 과수원과 인접한 곳에 3.5m의 성토를 해 과수원에 거대한 흙벽이 형성됐다"면서, "그대로 두면 과수원에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군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시정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업체 측은 지표와 경사도도 임의로 변경해 거대한 지형변화를 일으켰다"면서, "민원제기 후 두 달여 동안 공사를 중단하더니 알고 보니 군이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 시공된 상태대로 설계변경을 승인, 불법을 합법화해주었다"고 강력 성토했다.
최씨는 "군의 설계변경 승인으로 과수원 뒷면에 3.5m 높이의 거대한 흙벽이 형성되어 2m 정도에 불과한 배나무가 있는 과수원에 통풍방해가 발생,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오래 머물게 돼 냉해피해가 불가피해졌다"면서, "그럼에도 군과 업체 측은 설계변경 승인에 법적 하자가 없다며 억울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던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제소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최씨의 민원제기 사실은 파악하고 있었으나 인근 선애마을 주민들의 집단민원 제기와 업체 측과의 원만한 합의 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최씨의 민원 또한 해소된 것으로 판단해 설계변경을 해준 것"이라면서, "최씨의 업체 측에 대한 보상요구에 대해 군으로서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이 선애마을의 집단민원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면서 최씨 개인민원에 대한 대응은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씨가 선애마을 집단민원 제기에 일조했다는 군의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배 과수원 바로 옆에 3.5m 높이의 성토를 하도록 설계변경을 해준 것은 결과적으로 최씨의 민원제기를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에 대해 "매일 아침 1인 시위에도 불구하고 군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고 분개하면서, "태양광발전시설 공사를 할 때부터 민원제기를 해왔는데 이를 무시하고 설계변경을 해준 군에 책임을 묻고 있는데 군수가 답변을 해줘야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편 선애마을 주민들은 에이스테크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와 관련해 주민 설명회나 동의서를 받은 사실이 없고, 공사 과정에서 자연환경의 파괴와 함께 소음과 먼지가 심하며, 태양광발전시설이 마을과 200여m 인접해 있어 조망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6월 군청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했다. 이에 군이 적극 나서 업체 측과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