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을 들어선다
노목의 은행잎 비가
금빛 자리를 펴두고 손을 맞을 적마다
사람들의 웃음 소리에도 노랑 물이 든다
탑돌이 탑을 돌아 나오자
거침 없이 번져오르는 느티나무 정수리까지
여름 내내 매미들의 울음 속에 감추어둔 노여운 그리움이
붉게붉게 탄다
돌탑 너머에 흐르는 천년의 강 굽이로
흘러보내는 것은 미움,
어느 가을
내 다시 찾아올 신륵사에서
오늘 타버리는 색등 같은 단풍빛 서글픔이
살고 싶은 열정으로 안겨왔으면.
김연숙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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