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 지키는 은행나무는
노란 물이 들지도 않은
푸르뎅뎅한 잎들을
투우욱 툭 털어버리고 있다
와아 멋지다
엄마 저기 한 번 서 봐요
사진 찍게
안찍을란다
못난 얼굴 얻다 쓰게
아니 언능 서 봐요
애들한테 보내줄랑께
아니다 싫다더니
냉큼 은행나무 아래로 가서
폼을 잡는 성전댁
소풍날 사진사 앞에 선 아이처럼
수줍어하는 엄마 어깨위로
까르르 은행잎들
수북하게 쌓여만 간다
김선희
영암여성백일장 우수상 수상
솔문학 사무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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