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황제' 조훈현 국수의 생애와 업적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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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바둑황제' 조훈현 국수의 생애와 업적 한눈에…

바둑기념관 개관

한국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바둑황제로 불리는 조훈현(64) 국수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그의 본향인 영암에서 문 열었다.
군은 지난 11월 10일 오후 월출산 氣찬랜드에서 전동평 군수와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국회 기우회 회장인 원유철 국회의원 등을 비롯한 내외귀빈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훈현 바둑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기념관은 조훈현 국수가 국내외 바둑계에 남긴 흔적과 한국 바둑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조성됐다.
본적이 영암인 조훈현 국수는 9살 때 최연소 프로기사로 입단하고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10년간 유학했다.
최연소, 최초, 최고 기록 등을 갈아치우며 통산 160차례 우승으로 한국 바둑사를 써내려갔다.
기념관은 13억2천600만원을 들여 氣찬랜드 안에 있는 氣건강센터를 리모델링해 연면적 884㎡,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바둑소년, 한국신화, 황제 대관, 반상 위의 전신, 전신의 기록관 등 그의 생애를 주기별로 분류한 5개 전시실이 들어서있다.
기획전시실, 아날로그·디지털 바둑체험실 등도 갖췄다.
제1회 응씨배 등 각종 세계대회 우승 트로피, 은관 문화훈장, 도자기 애호가로 유명한 조훈현 국수의 휘호인 '無心'(무심)이 새겨진 도자기 등을 볼 수 있다.
군은 700여점 기증품 중 200여점을 전시하고 나머지 500여점은 수장고에 보관해 기획전 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바둑체험실에서는 방문객들이 바둑을 두거나 가상의 대국을 체험할 수도 있다.
전동평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영암군에 한국 바둑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기쁘다"며 "매년 개최하는 국수산맥 국제 바둑대회 등을 통해 바둑 저변을 확대해 영암이 바둑의 고장으로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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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기록 여기에…바둑은 내 인생의 길"
조훈현 국수, 인사말 통해 "훌륭한 落城보게 해준 영암군에 감사"
개관식에 참석한 조훈현 국수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참 좋은 일이 두 가지 있었다. 연 초 큰 딸을 시집보낸 일과 오늘 기념관을 열게 된 일이다. 마치 장가를 다시 가는 것 같은 떨림과 설렘이 있다"면서 "기념관은 제게는 역사다. 어린 나이에 입단해서 일본 유학을 가고, 귀국해 기사로서 성적을 내고, 전관 제패를 이루고, 응씨배에 우승한 영광과 제자 이창호를 길러내서 왕관을 물려줄 때까지, 그리고 승부사로 돌아와 최선의 한 수를 다시 찾아간 저의 모든 기록이 여기에 있다. 지난날의 좋은 기억과 흥분들을 다시금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국수는 이어 "기념관을 만들겠다는 영암군의 제안을 받은 것은 좀 오래전이었지만 오늘 이렇게 훌륭한 낙성(落城)을 보게 해준 영암군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지난 달 옛 스승(故 세고에 겐사쿠)의 묘소를 찾아보고 왔다. 제 나이 예순넷이 되니 새삼 느껴지는 것이 있다. 세고에 선생님은 일흔넷에 저를 제자로 받아주셨다. 지금의 저보다도 열 살이나 많은 때에 제자로 삼으신 것"이라고 회고 했다.
조 국수는 또 "가끔 인터뷰할 때 바둑이 제게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바둑은 제가 가는 인생의 길이라고 대답하곤 한다"며 "세고에 선생님을 생각하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은 것 같다. 앞으로 지켜 봐 주고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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