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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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스포츠 마케팅이 경쟁력이다

체육시설 확충… ‘황금알’을 잡자

온국민들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쏟아지는 금메달 소식을 접하고 기쁨의 환호속에 지독스러운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선전에 우리는 잊고 있던 애국심을 되살리는가 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이처럼 스포츠는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내는 통합의 힘 뿐만 아니라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가게 하는 힘까지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힘을 주는 스포츠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 전국의 지자체들로부터 관심의 표적이 된지 오래다.

특히 인구 감소와 노령인구의 증가 등으로 활력을 잃어 가고 있는 낙후되고 작은 규모의 시·군에서는 스포츠 마케팅사업으로 활력을 되찾기 위한 사업에 온 행정력을 다하기도 한다.

경남의 남해군, 제주의 서귀포시, 그리고 전남의 강진군과 해남군 등이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대표적인 지자체들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지자체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발벗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문화관광 마케팅을 하고 있으나 거의 당일치기 관광에 머물러 경제적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팀의 전지훈련 등을 유치하면 엄청난 부가가치 효과를 낼 수 있다.

영암군의 경우도 문화관광 사업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란 면에서 효과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또 어떤 관광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몇일씩 영암지역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관광할 만한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영암군도 인근의 강진이나 해남군처럼 스포츠마케팅 사업에 눈길을 돌려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영암군의 현실은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다는 이 사업에 관심조차 두지 않아 극히 초보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영암군민신문은 창간 1주년 특집으로 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관광사업과 더불어 ‘스포츠 마케팅’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스포츠마케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강진군의 사례와 영암군의 실태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영암도 챌린저대회 유치 등 관심 커져
인프라 확충·행정 의지 과제로 남아
전남도의 스포츠 마케팅 노력

광역자치단체인 전남도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겨울철 국내의 다른 지역과 달리 따뜻한 기후 여건과 남도 특유의 음식,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살려 스포츠 동계훈련팀 유치에 열을 올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7~2008 시즌동안 전남지역에는 육상 투척, 카누, 요트, 럭비 국가대표 및 상비군과 성남일화·광주상무 프로축구단, SK프로야구 2군선수단 등 1천100개팀 2만7천여명이 전남 각 지역에서 동계훈련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성과는 지난해 박준영 도지사가 유치의지를 담은 서한문과 도내 경기장 시설·관광·문화·숙박·요식업소 등을 정리한 첫 종합소개서인 ‘전남 스포츠인프라 종합안내서’를 제작, 전국 초·중·고·대학·실업팀과 체육단체에 배포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또 스포츠마케팅 담당 공무원들이 대한체육회, 수도권의 가맹경기단체 등을 직접 방문해 유치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대한체육회 중앙가맹단체 사무국장, 임원 등 체육관계자 30명을 초청, 도내 일원 팸투어를 실시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선 결과이다.

이처럼 전남도는 스포츠산업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선도하는 강진군

강진군은 3년 전인 2004년 이전 까지만 해도 도 단위 체육대회는 물론 전국 규모 체육대회 개최 경험이 전무 한 스포츠 불모지였다.

하지만 강진군은 지난 2005년 열악한 스포츠 기반시설임에도 불구하고 3.1절 기념 전국도로사이클대회를 시작으로 전국규모의 축구대회 등을 통해 3천여 명의 선수들이 강진을 찾도록 해 5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강진군은 황주홍 현 군수가 취임하면서 스포츠산업이 21세기 유망산업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집중적인 스포츠마케팅 산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6월 전국 군단위에서는 최초로 과 단위 규모의 스포츠기획단을 신설, 강진중앙초등학교와 전남생명과학고 축구팀 창단과 더불어 국제규격의 천연 3개 구장과 인조 4개 축구경기장의 체육시설들을 확충했다.

강진군의 스포츠기획단은 5급 사무관을 책임자로 10여명의 직원들과 따로 서울 사무소에 스포츠 관련 직원 5명 등을 파견, 전국의 실업팀과 학생 체육팀들의 동계 훈련 및 전국대회 유치 작업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이 시작된 2006년도에는 춘계 한국중학교 축구연맹전, 태권도, 마라톤대회 등의 7개 대회를 개최하여 1만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강진을 방문했다.

또한 축구, 사이클, 태권도 등 100여 팀의 3천여 명의 각종 운동부 동계전지훈련팀들이 강진을 찾아 모두 229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어 2007년도에는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와 도민체육대회를 포함, 국제대회 2개 대회, 전국대회 10개 대회, 도 단위 대회 9개 대회 등 총 21개의 각종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만도 350여억 원에 달하는 등 스포츠산업이 강진군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자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2007~2008 동계 시즌에는 축구, 사이클, 태권도, 테니스 등의 동계전지훈련 팀 160여 팀(5,000여명)의 선수단들을 유치, 한적하기만 했던 시골인 강진골에 활기가 넘치도록 했다. 군은 이에 따라 1백억이상의 투입해 생활체육공원조성사업, 종합운동장 리모델링사업 등 체육 인프라 시설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춘계 전국여자축구연맹전을 포함하여 국제대회, 전국대회, 도 단위대회 등 모두 20개 대회 유치를 목표로 스포츠마케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또한 축구, 사이클 등 특정 종목 위주에서 태권도, 럭비, 펜싱, 배구, 마라톤 등의 전국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 종목을 다변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강진군의 올 계획이 성공하면 550억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영암군에 내는 세금 504억원보다 많은 액수로 대형 기업체 하나를 유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 사업이 초기에는 블루오션이었으나 현재는 많은 지자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 또한 심해지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테니스와 태권도 등으로 종목을 다양화하고 클럽 또는 동아리급 대회 등을 유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이 오는 9월 주최하는 영국, 스페인, 브라질, 카메룬 등 15세 이하 축구선수들이 참여하는 도지사배 겸 중등연맹회배 국제축구대회가 영암군에까지 파급효과를 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외국 선수들이 머무르는 숙소가 강진군에는 마련되지 않아 영암지역에 있는 월출산관광호텔과 현대삼호호텔 등에 묵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암 스포츠 마케팅의 과거

영암군도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스포츠마케팅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6년 2월 8천여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영암스포츠테마파크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이란 용역을 실시하고 이 사업을 위해 토지 매입 직전까지 갔다.

이 용역에 따르면 영암읍 남풍리 및 교동리 일원에 21만6천860㎡에 공설운동장, 보조축구장, 골프연습장, 실내·외 게이트볼장, 테니스장, 배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야구장 등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신설키로 했다.

특히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야구 전지훈련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규 야구장 2면, 리틀 야구장 1면, 내야 연습장 1면, 실내 연습장 1면 등으로 구성해 야구 전지 훈련장으로 특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야구장 전지훈련과 각종 대회 등을 유치할 경우 1년 평균 107팀, 평균 인원 3천570명 등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 413억원, 소득발생효과 99억원, 그리고 부가가치창출효과 22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암 스포츠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영암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영암군 경제의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토지보상 전 단계에서 멈춰서 있다.

지가 상승으로 토지보상비만 200억원이 소요되고 전체적인 사업비도 6백억원에 이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계획안은 현재 완전히 폐기처분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계속 추진되지도 못하고 있는 등 ‘계륵’으로 전락돼 있다.

2년6개월이상 방치돼 있지만 뚜렷한 이유도 없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없었던 사업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하지만 지역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벌이고 도민체전 등의 유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인 것만은 틀림없다.

다만 유스호텔과 국민체육센터, 청소년 다목적 광장 등 불필요한 시설들을 제외하고 각종 스포츠 종목의 대회 유치와 동계훈련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 등으로 보완할 필요는 있다는 평가이다.
영암 스포츠마케팅의 실태와 대안

영암군은 광주공항, 무안국제공항, 서해안고속도로, 목포역과 1시간 이내 거리로 광양만권 뿐만 아니라 영남권이나 중부권으로부터 원활한 접근이 가능해 강진이나 해남 등보다 접근성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겨울철 바다 바람의 영향을 받는 강진이나 해남 과 달리 바람이 적은 온화한 날씨와 맛깔스러운 음식, 그리고 지역에 있는 대불대가 씨름, 검도, 태권도, 복싱, 농구, 유도, 야구,축구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키우고 있어 동계전지훈련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부족한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면 영암군의 스포츠마케팅 사업도 인근 강진이나 해남보다도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특히 스포츠마케팅에 손을 놓고 있었던 군에서도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선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영암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월 금정면 일대 백룡산, 활성산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2회 전남도지사배 전국 챌린저대회를 유치했다.

이 대회는 산악자전거 대회로 참가 선수 임원이 800명, 기타 인원 200명 등 모두 1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다.

영암군은 이 대회를 지난해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톡톡한 재미를 본 뒤 거의 빼앗다시피 해 유치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군은 내년에는 아예 이 대회 자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군에 따르면 내년 봄에 관내 임도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로 레포츠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제1회 영암군수배 전국챌린저대회’를 개최하기로 한국산악자전거협회 등과 협의를 마쳤다.

또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육성하고 있는 대불대 덕분에 군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데도 전국 각지에서 동계 훈련팀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 3월말까지 대불대를 찾아 동계훈련을 한 팀들은 씨름 등 6개 종목에 32개팀 539명에 이른다.

씨름의 경우 계룡공고, 증평공고, 동작구청 등 7개팀에 97명, 검도는 청주농고와 금오공고 등 8개 팀에 117명, 태권도는 경기도 야탑고와 멕시코 몬트리에대표팀 등 5개 팀에 97명, 유도는 안산시청과 부산북구청 등 10개팀에 196명, 그리고 복싱과 농구팀 등도 대불대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스포츠 인프라 시설 확충과 스포츠마케팅을 육성하려는 행정에서의 의지이다.

우선 군은 스포츠 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해 답보상태에 있는 ‘영암 스포츠 테마파크’와 별도로 영암읍 역리 종합운동장 일대 7만4천500㎡에 궁도장 등 각종 체육시설을 건설할 방침이다.

이 계획은 달동네 정비 및 소도읍 사업으로 이전이 불가피한 궁도장인 ‘열무정’ 이전에 따라 출발한 것.
이 일대에는 ‘스포츠 테마파크’에 포함되지 않는 체육시설을 우선 갖춘다는 계획에 따라 궁도장을 비롯해 수영장, 골프연습장, 축구보조경기장, 테니스장 등의 시설을 갖추기 위해 이미 24억원을 들여 대상토지 80%의 보상을 마치고 조만간 국민체육센터를 방문, 사업비 11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군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다.

하지만 착공에 앞서 영암의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 무엇인지를 신중히 검토해 이에 맞는 시설을 갖추도록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1면으로 돼 있는 축구보조경기장을 늘릴 경우 종합운동장과 연계해 축구 동계훈련팀 등을 충분히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해서는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행정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같은 돈을 투입하면서도 행정의 의지가 없다면 쓸모없는 시설들만 들어 찬 체육 인프라로 전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스포츠마케팅 인력을 전혀 고려치 않는 행정 조직도 보완,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조직으로 개편돼야 영암 지역경제를 선도할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

몇몇 지자체들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이미 검증된 사업인 지자체 스포츠마케팅에 영암군도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단, 전국의 여러 지자체들이 이를 시행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등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준상 기자


이준상 기자 thea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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