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영암인이 만든 구림도기는 국내 최초의 시유도기(施釉陶器)로 학계에 보고되었으며, 구림도기가마터는 그 중요성이 인정돼 국가사적 제338호로 지정돼 있다.
구림도기는 발굴 이후 국립광주박물관과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해오다 구림도기가 빛을 본지 30여년이 지난 이번 전시 '1,200년의 기억, 구림도기의 귀환'展을 통해 영암에서 다시 선보이게 됐다.
함께 열리는 '한국의 도자산맥'展은 백자분야의 김정옥(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대한민국도예명장), 분청자분야의 박상진(경기도 무형문화재 41호 분청사기장), 청자분야의 김세용(대한민국명장) 작가 등 국내 전통도자분야의 큰 맥을 형성하는 도예장인들이 참여한다.
지역 도자문화의 계승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고려청자박물관, 양구백자박물관, 영암도기박물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 전통도예의 품격과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 영암 구림촌에 위치했던 상대포는 정치 경제의 교류는 물론 사람과 정보가 오가는 국제항구로, 구림도기가 제작된 통일신라시대의 구림마을은 선진문물에 대한 열망과 그것을 재현하고 새롭게 하려는 적극적인 의욕이 충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세상을 향한 옛 선인들의 열린 의식이 구림도기와 같은 선진적인 도기의 출현을 가능하게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도기박물관은 이같은 구림도기의 전통계승을 위해 재현, 연구, 개발을 통해 지역의 전통도자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구림도기 및 청자, 분청자, 백자 등 국내 전통도자의 계승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무형문화재, 명장들의 도예작품과, 각 지역의 독특한 전통도자를 이어가는 지역박물관의 작품을 통해 전통계승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기박물관 관계자는 "오늘날의 전통도예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을 바탕으로 한 변화를 모색함으로써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전통을 수립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학문적 성과의 축적과 함께 예술 또는 공예의 한분야로서 다양한 주체에 의해 연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적인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전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런 때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전통을 대하는 자세로, 고대인의 혁신적 사고와 그들의 생활과 삶에 담긴 의식이 전통문화로 연결되었듯이 이번 구림도기특별전을 통해 전통문화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고,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재 그리고 미래의 새로운 전통수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