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무럭거리는 하늘빛에
병석에 계시는 아버지 생각으로
가슴이 먹먹하다
전 어른들에 비하면 너무 많이 살았다는
아버지의 우스개 말씀은
웃음이 되지 못하고
회색 구름이 되어
내 머리 위를 맴돈다
밤새 눈 내리던 날이면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식구들이 다닐만한 곳
눈 가래로 밀어 길 내주시더니
이제 당신 길 살피시는 걸까
헐렁해진 바지자락으로
자꾸만 병원 문턱을
쓸고 계신다
봉성희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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