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수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막판 불거진 폭로전이 당초 별다른 변수가 없어 초반 판세가 종반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을 만큼 큰 파장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정가에서는 지역신문 S사의 폭로가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단순 의혹 보도에 치우친 것도 많아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가 하면, ‘혼외정사 아들’ 의혹은 이번 6·13 지방선거의 최대변수인 ‘미투 운동’의 연장선에 있고, 다른 의혹들 역시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그 파장은 판도를 뒤흔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해석은 엇갈린다.
하지만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선거 뒤 당국의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 큰 사회적 파장이 일 것이고, 군정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여서 이래저래 지역사회는 급속히 뒤숭숭해지고 있다.
S사의 폭로내용은 사실 그동안 지역사회에 떠돌던 온갖 소문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 후보의 ‘혼외정사 아들’ 의혹의 경우 4년 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시 거론되다 잠잠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다시 떠돌기 시작했으나 사실 확인이 어려운 문제였다.
S사의 이번 폭로 역시 미혼모의 ‘이름’이 명시되고, 전남도의원이던 전 후보가 약국을 경영하는 형에게 500만원을 빌려 전달한 사실 등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명시했으나, 사실관계를 명확히 단정 짓기는 한계가 여전해 보인다. 다만 전 후보가 고발조치한 만큼 수사과정에서 진실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S사가 폭로한 A사의 ‘부채 55억원 이상 변제’ 사실의 경우 전 후보가 군수 재임 과정에서 받은 관급공사 자재구입비와 수의계약에 따른 리베이트가 재원(財源)이었다는 식으로 보도됐으나, 역시 사실관계 확인은 어렵다. 한때 부채가 100억원이 넘었으나 현재 45억여원인 사실만을 근거로 제시했을 뿐, 리베이트 수수는 단순한 의혹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도 수사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S사가 폭로한 공무원 승진인사에 5천만원에서 1억원이 오갔다는 의혹 역시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았을 뿐이다. 또 의회 군정질의과정에서 의원들의 의혹제기에 전 후보는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부인해왔다. 따라서 구체적인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문제인 만큼 수사를 통해 사실여부가 가려질 일이다.
S사가 폭로한 내용 중에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선거분위기를 감안해 ‘리메이크’한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이나 잦은 서울출장, 거액의 재정페널티 등이 그것으로, 이는 전 후보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민선6기 군정 운영의 오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된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삼호읍이 아닌 氣찬랜드에 들어서게 된 것이 잘못이라는 보도나, 선거 직전 각종 인허가를 선거 후로 미룬 것이 무능한 군정이라는 지적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후보의 신상을 폭로한 지역신문 S사는 4년 전 지방선거를 전후해 발행하다 중단했으며,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4년 전 전 후보와 경쟁한 고 김일태 후보의 비리를 집중 거론한 바 있으며,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전 후보의 군정실정 등을 집중 거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