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票心' 제대로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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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票心' 제대로 읽어야

전 군수, 영암읍에서 박소영 후보에 190표차 패배 '민심 이반' 흔적

의회서도 더불어민주당 과반 확보 실패…균형개발 화합의 군정 절실
6·1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민선 7기 지방자치 출범을 앞둔 가운데 영암지역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준 표심에 매우 의미심장한 교훈들이 담겨있어 당선자들이 이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기세를 떨친 더불어민주당의 '바람'은 영암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으나, 전동평 군수의 경우 영암군민들의 민심을 대변하는 곳이자 진원지이기도 한 영암읍에서 상대 민주평화당 박소영 후보에 190표차로 패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거센 가운데서도 영암군의회에서는 총 8석 가운데 민주평화당 소속 3명, 정의당 소속 1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집권 여당에 과반의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울러 정의당 소속 이보라미 전 영암군의원을 전남도의회에 입성하게 하는 등 영암지역 유권자들이 한층 성숙한 주인의식을 보여, 당선자들이 이를 제대로 읽고 군정 추진 또는 의정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민심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4면>
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의 각 선거별 득표수 집계에 따르면 군수 선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동평 군수가 51.4%(1만5천717표)의 득표율로 34.73%(1만620표)의 득표율에 그친 박 후보에 크게 앞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 후보의 득표율은 4년 전 제6회 지방선거 때 득표율 50.71%보다도 높다. 또 당시 김일태 후보에 유일하게 밀렸던 금정면에서도 697표를 얻어 407표에 그친 박 후보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11개 읍·면 가운데 유일하게 영암읍에서 1천737표를 얻는데 그쳐 1천927표를 얻은 박 후보에 190표나 뒤졌다.
영암읍은 최근 상권이 쇠락하고 인구가 크게 줄면서 군청소재지의 위세를 급속히 잃고는 있으나 여전히 영암군민 모두가 중심지로 여기는 곳이자,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한 민심 대변지이고 진원지인 점에서 이곳에서의 패배는 향후 군정추진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전 군수가 '당선은 됐지만 선거에서는 패배했다'는 지적도 한다. 이른바 전 군수에 대한 민심 이반의 흔적이라는 분석이다.
또 선거운동기간 막판에 불거진 혼외자 의혹이 좀 더 일찍 쟁점이 됐더라면 영암읍에서 일기 시작한 민심 이반이 다른 읍면까지 확산될 수도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혼외자 의혹이 폭로된 6월 6일 바로 뒤인 8,9일 실시된 영암읍의 사전투표 결과 전 군수는 849표를 얻어 791표를 얻은 박 후보에 앞섰다. 하지만 혼외자 의혹이 확산된 후인 선거일 투표에서는 전 군수가 888표를 얻는데 그친 반면 박 후보는 1천136표를 얻어 전세가 역전됐다.
전 군수가 영암읍에서 패배한 점을 민심 이반의 흔적으로 보는 근거로는 이 혼외자 의혹뿐만 아니라, 민선 7기 천황사길 전면 백지화, 국립종자원 벼 정선센터 군서면 입지 등 영암읍 활성화를 위한 전략 부재를 질타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이번 투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로 인해 전 군수가 민선 7기에도 민선 6기 때처럼 이·미용비 지급 등 소모적 복지시책에 치중한 나머지 영암읍 활성화를 위한 전략 등 균형개발과 이를 통한 군민화합을 외면할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영암군의회 구성에도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 견제해야 한다는 표심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 민주평화당 소속 3명, 정의당 소속 1명 등으로 구성,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갖지 못하면서 전 군수는 영암군민속씨름단 운영에 따른 부족 예산 편성이나 제7대 의회 때 거부된 이·미용비 확대 지급 등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 소속 의원들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당장 7월 6일로 예정된 의회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전 군수의 군정추진에 강력한 견제세력이 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야당 의원들 뿐 아니라 여당 쪽에서도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민선 7기 군정 운영에 있어 전 군수는 민선 6기와 전혀 다른 협치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큰 비중이 실리고 있다. 또 겉으로는 '하나 된 군민'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측근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비판이 또다시 제기되지 않도록 무엇보다 군민화합에 중점을 둔 군정추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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