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영암왕인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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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2020 영암왕인문화축제'

대행사 선정은 '공정', 축제 프로그램은 '부실' 우려

행사대행 입찰에 지역방송사들 종전 대행사와 컨소시엄 대거 참여

시너지효과 대신 '축제예산 나눠먹기'되면 부실 축제 가능성'걱정'

'2020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오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동안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 1월 15일 실시된 축제 행사대행 용역에 따른 입찰 참가등록 및 제안서 접수에 올해 처음으로 지역방송사들이 기존 축제대행사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대거 참여, 주목을 끌었다.
특히 군은 이번 축제 대행사 선정과정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타 시도 평가위원(교수 및 전문가)을 종전 20%에서 50%까지 확대 구성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역대 축제 가운데 가장 공정한 대행사 선정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축제 대행사 선정 결과 목포mbc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된데 대해 일각에서는 사상 처음 방송사의 축제 주관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기대되지만, 대신 한정된 축제예산의 나눠먹기가 될 경우 프로그램 부실화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군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2020 영암왕인문화축제 대행 용역' 발주에 따라 지난 12월 30일 왕인박사유적지 영월관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1월 13일까지 입찰 참가등록 및 제안서 접수를 했으며, 15일 오후 군청 낭산실에서 제안설명 및 평가회를 열었다.
이날 제안설명 및 평가회 결과 종합평가점수가 가장 높은 목포mbc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군은 조만간 협상을 통해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 참가등록 및 제안서 접수에는 목포mbc 컨소시엄 외에 광주kbc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고, LG헬로비전 호남방송과 행사대행업체 무등 등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이처럼 지역의 지상파 방송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케이블방송채널까지 합세해 경합을 벌인 것은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입찰참가 자격조건 중 '중소기업증 소지업체 참여' 항목이 삭제된 데다, 지난해까지 적용했던 '공동수급 불가' 규정도 삭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목포mbc는 민선4,5기 왕인축제를 대행해왔고, 지난해 마한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J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고, 광주kbc는 민선6기 이후 지난해까지 왕인축제를 대행해온 L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 사실상 2파전 양상으로 일치감치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군은 이들 두 컨소시엄 외에 막판에 LG헬로비전 호남방송과 행사대행업체 M사까지 4개 업체나 참여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평가위원 선정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나서 교수 등으로 구성되는 타 시·도 평가위원 비중을 기존 20%에서 50%까지 높였다. 또 타 시·도 범주에서 광주·전남을 모두 제외하려다 전남만 제외하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입찰 참가업체들의 추첨 다빈도 순으로 정해진 평가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타 시·도 평가위원으로 꾸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제안설명 및 평가에서는 목포mbc와 컨소시엄을 이룬 J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J사의 제안이 단연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대행사 선정은 항간의 예상을 깬 것으로, 제안설명 및 평가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종전 왕인축제 대행을 맡는 등 기득권(?)을 가진 L사와 컨소시엄을 꾸린 광주kbc가 선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았다. 심지어 목포mbc 컨소시엄이 선정되면 '이변'이라는 설까지 떠돌았다. 그만큼 이번 축제대행사 선정과정에서의 공정성이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축제대행사 선정 이후다. 축제 입찰금액이 종전 4억3천만원에서 6억5천만원으로 늘어나기는 했으나, 증액사유를 보면 축제대행사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될 액수는 아니다. 시설비, 주차용역, 스카이 나이트공연 등 심야프로그램들로, 지난 2018년 전남도 종합감사를 통해 지적된 '무분별한 축제예산 분할발주 금지'로 인한 조치이기도 하다.
더구나 목포mbc나 광주kbc 등은 축제 개최 경험이 적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만 놓고 보면 '2020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축제대행사인 J사가 종전대로 모든 축제를 대행하면서 목포mbc까지 끼어든 상황이 만들어졌다. 일단 목포mbc의 축제대행 참여에 따라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는 있으나, 속칭 '갑을관계' 내지는 '원청과 하청관계'로 잘못 변질될 경우 이는 곧 축제 프로그램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축제 평가위원은 "영암왕인문화축제 관련 예산은 다른 축제에 비해 매우 열악한 액수로 대행사 한 곳이 맡아도 부족할 만큼 소규모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지역방송사까지 핵심대행사로 참여했으니 축제 내실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감시감독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2021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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