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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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앞에서

시간의 잿더미
어느 누군가의 눈물이며 웃음이었고
영광이며 오욕이었을 그 숫한
시간들을 살라먹고
저리 뱉어 놓은 초라한 무덤 하나
그 앞에 망연히 서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녕 아무것도 아니다
역겨운 나의 허욕
인간의 이 부끄러운 유물…
덧없이 남겨진 낯선 흙더미 앞에 서서
눈물나는
참으로 눈물나는 나의 존재여
…살자
…사랑하자
…뜨겁게 살아가고 사랑하자
오만스러운 나, 미운 그들도 바로 그 존재로 하여
지울 수없는 하나의 의미일진데
마냥 용서하며 살자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무상한 이 자리에 와서,
한 움큼 빛이고 싶다
사그라지지 않을 참 생명이고 싶다.

주봉심
'현대문예' 시부문 신인상 당선
영암문인협회 회원
시집 '꽃을 바라보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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