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움으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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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움으로 물들다

가을의 문턱에 앉아
물들어 가는 낙엽들의
숨 고르는 소리,

고단함으로 지친
영혼의 울림
풀벌레들의 가녀린 떨림
지긋이 눈을 감고
비움을 노래한다

싱그럽게 살아 숨 쉬던
젊은 날의 꿈
인고의 설움을 이겨내고
채웠던 싱그런 잎들은
비워내는 미덕으로
곱게 옷을 갈아입는다

옛 시절의 그리움
뿌리 깊숙이 담아 두고
다시 피어날 잎새의
영혼으로
내 마음에 담는다

김은순
영암문인협회 회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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