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한 달여 동안 30여명에 불과했던 국내 확진환자는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확진 환자가 하루에 수십에서 수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대구·경북지역 누적 확진 환자는 8천여명까지 늘었다.
대구·경북에 한정되어 발생하는 듯했던 확진 환자가 서울, 대전, 광주 등 대도시로 번지더니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여겼던 영암군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7월 8일 전남도는 긴급발표를 통해 당시 금정면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같이 근무하는 주무관도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암지역 첫 확진 환자들이 최 일선 대민행정기관에서 나오면서 금정면사무소는 2주간 폐쇄됐다. 영암군청과 시종면사무소, 서호면사무소 등은 잠정폐쇄됐다. 영암군정이 사상 처음 셧다운(shutdown)되는 사태였다.
파장은 심각했다. 금정면장은 확진 환자와 접촉한 상태에서 군청과 전남도청 공직자, 지역유지 등과 골프 모임을 한 사실이 드러나 공직자들의 무더기 징계사태로 이어졌다. 후유증은 새해 영암군 정기인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금정면장 등의 코로나19 확진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지키려던 군민들에 큰 상처를 남겼다.
대한민국 더 나아가 전 세계를 삼켜버린 ‘코로나19’는 왕인문화축제와 월출산국화축제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행사를 전면 취소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자영업자들과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크게 옥죄면서 정부와 전남도 재난지원금과는 별도로 영암군 차원의 재난지원금까지 지급됐다. <영암군민신문>은 이에 ‘영암서도 ‘코로나19’ 확진 축제 행사 모두 취소’를 ‘2020년 영암 10대 뉴스’ 가운데 단연 톱뉴스로 선정했다.
더불어 2020년은 ‘자연재해의 해’라고도 불러야 할 것 같다. 4월 5~6일 사이 영암지역 아침 최저온도가 영하 4℃까지 떨어져 배, 대봉감, 단감밭이 쑥대밭이 됐다. 특히 금정 대봉감은 올해 아예 수확할 것이 없을 정도였다. 여름에는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만큼 잦은 비가 내렸다. 벼농사에 꼭 필요한 일조량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온갖 병해충까지 발생해 쌀 생산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자연재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잦아지고, 그 피해는 커지고 있어 농업인들은 물론 국가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해였다.
12월 5일 시종면 신학리 육용오리 농장에서 3년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따지고 보면 자연재해의 한 단편라고 할 수 있다. ‘저온 最長 장마 등 자연재해 극심 농업 피해 속출’의 범주에 넣어야 할 사건이다. 또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급되기 시작한 '전남형 농어민 공익수당(60만원)'도 농업정책에 있어 눈여겨볼 변화였다.
‘기업형 돈사 불허에 무더기 법적 소송 사태’는 학산면 묵동리 ㈜승언팜스 돈사 신축 허가가 민선 6,7기 영암군정의 ‘아킬레스 건’임을 거듭 확인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영암지역 곳곳에 신청이 잇따랐던 기업형 돈사 인허가 신청에 대해 지난해 영암군이 무더기로 불허가 결정을 내린 데 불복해 제기된 법적소송은 모두 14건으로, 이 가운데 1심 판결이 내려진 8건 모두 영암군이 승소했으나 이 중 7건에 대해 항소가 이뤄졌다. 소송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나머지 법적소송에서 영암군에 불리한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이 경우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른바 ‘정치적 결정’이 이뤄진 학산면 묵동리 승언팜스의 돈사 신축허가 문제는 언제든 다시 ‘소환’될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점에서 무더기 법적소송사태를 10대 뉴스로 꼽았다.
그동안 두 차례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 더욱 절실했던 ‘영암 중·고교 통폐합’ 논의가 영암지역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다시 현안 과제로 급부상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해를 넘긴 것도 올 한해 지역사회를 달군 이슈였다.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영암교육경쟁력강화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각급학교운영위원회 및 학부모회 등의 의견수렴에 나서 그 결과를 영암교육지원청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속도를 내야 할 교육청은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려버린 듯하다.
올해 영암지역사회에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 암울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방기념물 제83호인 시종면 내동리 쌍무덤에서는 마한시대 금동관(편)이 출토되어 영암지역 마한문화가 새로운 위상을 찾는 계기가 됐다. 금동관(편)은 국보 제295호로 지정된 나주 신촌리 금동관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영산강유역의 마한시대 최고 수장층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종면 일대에 마한시대 강력한 정치세력이 존재했음이 증명된 것이다. 영암군은 이에 따라 내동리 쌍무덤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해 보존하고, 고분군의 보존정비와 장기적인 종합정비계획도 세워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때마침 지난 5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여기에 마한문화권이 포함됨에 따라 전남도는 마한문화권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氣찬랜드~대동제~큰골~용암사지를 잇는 '월출산 국립공원 큰골 등산로'가 32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도 군민들에게 희소식이었다. 5월 7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환경 분야 민간위원 등이 실시한 월출산국립공원 명사탐방로 입지적정성 현장평가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데 이어, 7월 2일 탐방로 공원계획(환경부고시 제2020-149호 월출산국립공원계획 변경)이 결정 고시됐다. 이에 따라 총연장 5㎞구간 가운데 氣찬랜드~대동제까지 2.4㎞ 구간은 5억원을 투입해 영암군이 직접 시공하고, 대동제~큰골~용암사지까지 2.6㎞ 구간은 8억원을 투입해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시공하는 등 총사업비 13억원이 투입된다. 2021년까지 탐방로 개설이 끝날 계획이다.
영암읍민들의 최대 숙원인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 사업도 11월 26일 착공했다. 삼호읍 세한대에서 영암읍까지 본관 24.6㎞ 등 총 배관 35.4㎞ 공사 시작되어 오는 2022년이면 영암읍에 도시가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산업 및 관광 활성화가 기대된다.
반면 ‘월출산온천관광호텔 무기한 영업 중단’은 군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월출산 맥반석을 수원(水源)으로 지어져 많은 관광객이 찾았던 월출산온천관광호텔은 9월 11일 자로 휴업신고를 접수했다. 1997년 개관한 지 23년 만이다. 겉으론 ‘무기한 영업 중단’이지만 사실상 폐업이나 다름없다. 명색이 국립공원 월출산이 자리한 곳임에도 탐방객들이 머물고 갈 제대로 된 숙소마저도 없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군민들의 상실감은 매우 컸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영암군이 4월부터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된 일과 영산강 간척지 3-1지구에 태양광발전이 들어설 움직임 등은 지역민들에게 큰 혼선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기관리권역 지정의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방향 정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영암군이 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의회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음에도 영암군과 영암군의회, 대불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현대삼호중공업 등 대기관리권역 지정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서야 할 주체들 사이의 만남 자체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영산강 간척지 3-1지구 태양광발전의 경우 SK E&S 등 대기업들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막대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동평 군수는 결사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영암군의회는 이에 반대하는 공식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밖에 4월 15일에는 ‘코로나19’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당선됐다. 4·15 총선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해 거대 여당으로 출범했다. 7월 3일 열린 영암군의회 제276회 임시회에서는 제8대 의회 후반기 의장에 강찬원 의원이 선출되기도 했다.
또 영암군은 2월 11일부터 26일까지 5천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원받는 13개 단체를 대상으로 사상 처음으로 사회단체 특정감사를 벌이기도 했고, 신북면에 거주해온 A씨가 폐암으로 사망한 데 대해 영암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석면 피해 구제급여가 지급되는 일도 있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