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쇠락 영암읍과 꼭 닮은 영암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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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쇠락 영암읍과 꼭 닮은 영암버스터미널…

건물주 "더 이상 운영 불가"에 영암군 직접 임대 운영 방침

연간 임대료 1억5천만원에 인건비, 관리 및 운영비 등 3억여원 소요 전망 방침

오는 8월부터 시행계획 불구 임시적 단기적 대책불과 근본대책 고민할 때

영암군의 '관문'인 영암버스터미널이 결국 존폐기로에 섰다. 해를 거듭할수록 쇠락해가는 영암읍을 꼭 빼닮은 영암버스터미널의 건물주가 "더 이상 운영 불가"입장을 밝히며 영암군이 버스터미널을 매입해 직접 운영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군은 버스터미널을 매입해 직접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다고 판단, 일단 임대 운영 방침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의회와 협의해 제2회 추경에 예산을 확보한 뒤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버스터미널을 임대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 영암버스터미널은?
영암버스터미널은 지난 1997년 12월 1일 현 위치인 영암읍 동문로 8번지(남풍리 4-1번지 등 4필지)에 옮겨지어져 문을 열었다. 부지면적 6천392㎡, 건축면적 1천847㎡(연면적 3천400㎡), 지상2층 규모다. 1천㎡에 달하는 대합실과 6개의 개찰구를 갖췄다. 주차장 만해도 460㎡에 달할 정도여서 어느 시·군과 견주어도 제법 번듯한(?) 버스터미널이다.
하지만 새로 옮긴 버스터미널은 상가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영암읍의 중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갈수록 쇠락해가는 영암읍 경제도 버스터미널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설상가상으로 자가용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까지 급격히 줄어들어 급기야 건물이 경매처분 되기에 이른다. 결국 지난 2010년 6월 목포에 주소를 둔 박모씨가 경락 받아 지금껏 소유하고 있다.
현재 영암버스터미널의 공시지가는 ㎡당 35만2천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터미널 내 상가는 1층 11곳, 2층 10곳 등 모두 21곳으로, 1층은 3곳, 2층은 6곳 등 모두 9곳이 비어있어 공실률은 42.8%로 파악되고 있다.
■ 그동안의 경과는?
건물주 박씨는 그동안 터미널 운영에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군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이에 대해 군은 (화장실) 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하거나 농어촌버스 단일요금제에 따른 손실보상금 지원을 해왔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건물주는 올 들어 지난 3월과 5월 수차례에 걸쳐 군에 "더 이상 버스터미널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군이 버스터미널을 직접 매입해줄 것을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영암버스터미널 부지는 목포수협에 39억6천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암버스터미널 직영 운영 방안 검토에 나선 군은 버스터미널을 매입할 경우 감정평가액이 부지 32억원, 건물 18억원 등 5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파악했다. 또 연간운영비로 관리소장(1명)과 매표관리(2명), 시설관리(2명), 기타 비용 등을 포함해 모두 1억6천200여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현재 군의 재정형편을 감안할 때 일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고 의회와의 논의절차 등을 감안할 때 직접 매입해 운영하는 방안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 임대 운영 방안에 최종 합의
군은 이에 건물주로부터 버스터미널을 임대해 운영하기로 하고, 최근 임대료까지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버스터미널 운영을 위한 임대 면적은 5천455㎡로 정류장 및 주차장 4천335㎡, 대합실 등 1천120㎡ 등이다.
당초 건물주가 요구한 임대료는 강진버스터미널의 사례를 감안해 연간 1억8천만원이었으나, 영암버스터미널의 경우 임대면적이 강진버스터미널에 비해 넓지만, 공시지가가 약 3배 정도 적다(강진버스터미널 공시지가 96만원)는 점을 감안해 1억5천만원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또 의회와의 협의 및 동의를 거쳐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영암버스터미널 임대 운영에 필요한 예산 1억6천만원(임대료 6천300만원, 인건비 6천700만원, 운영비 3천만원 등)을 제2회 추경에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향후 전망은?
영암버스터미널이 결국 존폐기로에 선 상황이어서 군의 적극적 대응은 불가피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자칫 영암버스터미널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진다면 그렇지 않아도 팽배한 동부권 주민들의 불만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터미널 운영을 정상화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영암버스터미널을 군이 임대해 운영하게 되면 그간 영암군의 관문을 찾은 관광객들이나 군민들의 불편과 불만의 목소리는 일단 크게 해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군이 인건비 및 관리운영비로 연간 1억6천여만원을 계상하고 있으나, 관광객과 군민의 불편 및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화장실 개선 및 하절기와 동절기 냉난방시설 운영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운영비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에 군이 임대해 운영하는 버스터미널이라는 한계는 끝내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은 문제다. 건물이 전체적으로 낡고 노후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대 운영을 기약 없이 지속하기도 어렵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버스터미널을 군이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타당해보이나, 경락 받은 건물을 현재가액으로 매입하는데 따른 특혜 등 각종 논란이 불가피하다. 또 향후 활용가치도 따져야 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일단 영암버스터미널이 운영 중단 위기에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임대 운영 방안을 택하되, 버스터미널 직접 매입 방안을 포함한 장기적인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특단의 공론화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춘성 기자,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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