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도갑사 지킨 팽나무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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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도갑사 지킨 팽나무 고사 위기

관리소홀 탓 추정…수령 500년 넘은 보호수 대책 절실

천년고찰 월출산 도갑사를 지켜온 수령 500년도 넘은 팽나무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82년 전남도 보호수로 지정된 당산목과의 이 팽나무는 도갑사를 찾는 방문객들이나 예전의 도갑사유원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추억할만한 명물이다.
하지만 한참 잎이 풍성하게 자라고 열매까지 맺어야할 6월인데도 열매는커녕 나무에서 올라온 잎조차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육안으로 보아선 이미 고사한 상태로 보인다.
높이 8m, 둘레4.4m, 폭 20m가 넘는 웅장한 풍채를 자랑하며 특히 지역민들에게는 소중한 나무로 여겨져 온 이 보호수는 1592년 임진왜란 전에 뿌리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마을의 발전과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식재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들은 팽나무가 고사 조짐을 보이며 잎이 나오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주민은 "몇 해 전부터 이어저온 도갑사 입구 보수 과정에서 오랜 기간 자연적으로 드러난 고목의 뿌리를 인위적으로 흙과 자갈로 덮어 호흡을 못하게 한 것이 고사위기에 이른 원인인 것 같다. 나무의 성질을 모르고 무작위로 공사를 강행해 피해를 입힌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또 당장 군이 나서서 원상태로 복원해 수백년 동안 주민과 함께해온 나무를 살려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호수에 이상이 있어 지난해 도갑사 주지스님과 국립공원사무소 소장 등이 함께한 가운데 이를 확인했으며, 그 결과 뿌리호흡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자갈 등을 걷어내고 영양제를 주입하는 등 보호수를 살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보호수는 자연적으로 나와 있어야 할 나무뿌리는 그대로 덮여있는 등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앙상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회생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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