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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경찰서 이전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전남경찰청과 기획재정부의 국·공유 재산 교환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올해 안에 협의가 불투명하고 협의가 끝나더라도 설계과정이 6개월에서 1년여 소요될 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도 1년 이상 걸림으로 실제로 신청사가 준공되어 현 청사가 이전되기까지는 많은 기간이 남았음에도 영암군에서는 선제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또한, 이번 토론회는 향토사학, 도시계획, 조경, 관광, 건축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 전문가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여 군민들이 영암경찰서 청사부지 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일방통행 행정에서 수요자 중심의 능동적인 행정을 펼친 사례라 생각하고 관계 공무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다만 영암군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하여 모처럼 마련된 토론마당이 빛을 바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얼마 전에도 지면을 통해 영암 군정은 군수와 군청직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정책을 수립한다 해도 군민들이 이에 호응하지 않으면 시행착오가 나올 수 있고 의도했던 정책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수 있다. 군민 모두가 군정의 주요 현안에 대해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영암 군정은 더욱 발전해 나아갈 것으로 생각한다. 영암군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할 때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공지만 하고 주민들이 참여하기를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순회설명회를 개최한다든지 사업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을 초청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토론회 내용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현 경찰서 청사를 존치하여 역사적 의의를 살리고 예산을 절감하여 리모델링 할 것인지 아니면 건물 자체를 철거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가 중점 논의되어야 함에도 지나치게 영암읍성 보존에 집중하다 보니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가 비켜 갔다는 생각이 든다.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 청사를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영암군이 사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리모델링해 활용해야 한다”라는 의견은 37%에 불과하고 “철거 후 활용해야 한다”라는 의견은 63%에 달해 앞으로 보다 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행히 영암군에서 앞으로 많은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주민설명회를 여러 차례 개최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 본다. 아울러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경우 사전에 설명회 자료를 공개하여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하는 배려를 한다면 보다 더 내실 있는 설명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영암군 행정의 중심은 영암군민이다.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드시 사전에 수렴해야 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그렇다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군민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군민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영암경찰서 부지 활용방안 토론회는 소통행정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소통행정이 더욱 확대되어 우리 영암이 소통하는 지방자치의 모범이 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