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매달고 있다
여문 생각들로 허리가 휘었다
정수리에서 구름이 기웃거리고
그의 몸에 구름 그림자가 물든다
담장 위 조롱박이 술병처럼 매달렸다
잎사귀 사이 하늘이 떠 있다
달작쌉싸름 하던 막걸리 맛,
기분 좋게 취한 아버지가
담 모퉁이를 돌아온다
하늘이 더 높다
무르익는다
어미 찾는 새끼노루
울음소리가 지붕을 넘어 온다
누가 먼데 소리를 잡아당기나 보다
정정례
2020년 월간 유심 신인문학상
제26회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5회 천강문학상 수상
제3회 한올문학상 수상
현 한국미술협회 이사
시집 '시간이 머무른 곳' 외 다수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