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면 연례행사 상수도 적수현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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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연례행사 상수도 적수현상 언제까지

올 추석 때에도 군서, 서호, 학산 등지 수돗물에 녹물 피해 주민들 큰 고통

내년까지 상습지역 상수도관 교체계획 도시가스 공급 등으로 차질 불가피

지난 추석을 전후(8월 26일부터 9월25일까지)해 군서, 서호, 학산면 일대에 어김없이 적수(녹물 수독물)현상이 발생해 주민들과 귀성객들이 큰 피해를 입었으나, 이들 적수발생 상습지역 상수도관 교체사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수도사업소의 피해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는 군서면 17개 마을, 학산면 3개 마을, 서호면 25개 마을 등 모두 45개 마을 2천450세대의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나오는 적수피해를 입었다. 또 9월 6일부터 10일에는 군서면 27개 마을, 학산면 3개 마을 등 모두 30개 마을 1천700세대, 9월 14일부터 17일까지는 군서면 7개 마을, 학산면 3개 마을, 서호면 25개 마을 등 35개 마을 1천790세대, 추석 후인 9월 23일부터 25일까지는 군서면 22개 마을, 학산면 3개 마을, 서호면 25개 마을 등 50개 마을 2천550세대가 각각 적수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의 적수발생은 이번 추석 때뿐만 아니라 해마다 명절 전후로 거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어 영암군 상수도 행정의 고질병으로 여겨질 정도다.
군서면 죽정마을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4,5년 전 이틀 동안 수돗물이 녹물로 나오기 시작해 1년에 한 두 번 나왔던 녹물이 작년 봄부터는 일주일 동안 계속된 적도 있고 올겨울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등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마음 편하게 마셔야 할 수돗물이 도무지 사용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니 답답하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서울에서 이주해온 주민도 흑갈색으로 변한 샤워기 필터와 짙은 녹물자욱의 변기를 보여주며 “교체한 지 3일도 채 되지 않은 필터가 이렇게 변했다. 변기의 물을 내리면 녹이 섞인 뻘건 물이 채워져 변기에 이렇게 띠가 생겼다”면서, “며칠째, 그것도 반복적으로 녹물이 나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빠른 조치를 주문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적수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주민들에게 알려주거나 최초 적수 민원이 접수되었다면 지역민에게 재난문자라도 발송해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하는데 이런 조치도 없다”고 영암군의 상수도 행정을 질타했다.
적수가 발생한 상수도를 공급하는 군서정수장의 수질은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매우 좋음’ 판정을 받는 모든 기준에 적합한 상태. 따라서 적수 발생은 정수장 문제가 아니라 관로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설치된 지 28년이나 지난 노후화된 관로에 쌓인 침전물과 부식된 수도관 내부의 녹들이 수온 변화와 특히 명절을 맞아 물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압이 상승해 떨어져나와 이물질이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부도처리 된 군서농공단지 내 H사가 생산한 불량 강관파이프를 시설한 관로에서 주로 녹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수도사업소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군비 20억원을 투입해 영암읍과 삼호읍, 덕진, 도포, 군서, 학산, 미암면 등지의 적수발생 상습지역에 대한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9억8천만원을 투입해 학산 원용산과 신소정마을 등 적수발생지역의 관로 교체를 완료했고, 지난 4월부터는 군서 죽정, 고산, 신흥동, 서호정마을 노후상수관 교체공사에 나섰다. 또 내년에는 군서, 학산, 미암 등 12개 지구의 노후관 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 일부 구간이 도시가스 공급사업과 겹치면서 차질을 빚기도 하는 등 사업의 적기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주민들은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나오는 것은 주민 생존권의 문제로 최우선을 둬 해결해야 할 일임에도 단계적으로 추진해도 별 문제가 없는 도시가스 사업을 하느라 적수피해 상수도관 교체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도사업소 최흥섭 소장은 “책임 있는 자세로 민원을 최소화 하겠다”면서, “도시가스 공급공사와 맞물려 군서정수장 상수도관 공사가 지연되는 부분도 있지만 차질 없는 공사 진행과 예산확보를 통해 2022년 내에는 주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사업소는 추석 연휴 적수 피해가 발생하자 피해발생지역에 대해 즉시 수질정화를 위해 소화전을 통한 녹물 배출과 3곳의 배수지를 청소하는 한편 생수2ℓ들이 7천병을 각 마을과 피해주민들에게 공급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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