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영암군의회 의정활동 모범 김기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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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제8대 영암군의회 의정활동 모범 김기천 의원

출마 때 '밥값하는 젊은 일꾼' 약속 지키려면 의원 임기 마지막까지 밀린 숙제하느라 바쁠 듯

오는 3월 마지막 임시회 때 발의할 '가업승계 조례' 등 4개 조례는 4년 동안 의정활동 결과물

'김기천의원 때문에 공무원들이 힘들지만 제대로 일하기 시작했다'는 얘기 들을 때 가장 뿌듯

▲4년 전 영암군의원 후보로 출마하면서 ‘밥값 하는 젊은 일꾼’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뛰었다. 각종 민원현장, 주민불편현장, 거침없는 토론회장, 소리 소문조차 나지 않은 억눌린 소외의 현장을 뛰어다녔는데 어느새 4년이 다 흘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숙제가 늘어나는 느낌이다. 초반에는 주민 의견을 충실하게 대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민원을 들을수록 문제의 근원을 따져보게 되고 제도적, 정책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숙제가 자꾸 늘어나는 것 같다. 아마 의원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숙제하느라 바쁘지 않을까 싶다.
- 요즈음이면 재선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을 텐데, 조례 제정을 위한 간담회 등을 잇따라 갖고 있다. 군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례인가?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번 임기 마지막에 열리는 임시회에 모두 4건의 조례를 제출한다.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 설치의 근거를 만들기 위한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조례 개정안>,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는 계약직 기간제 등 단기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최소한의 인간적,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보다 높게 지원하는 <생활임금 조례 제정안>, 태양광 등 발전시설, 축사, 장례시설, 위험물 보관시설, 자원화시설 등 주민민원이 끊이지 않는 시설의 경우 인.허가 전에 인근 주민에게 미리 알리게 하는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 제정안>, 농업을 가업으로 승계하는 청년을 지원하는 <가업승계 청년 농업인 지원 조례 제정안>이 그것이다. 이 4가지 조례는 지난 4년 동안 의정활동의 결과물이다. 지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고향에서 일자리를 이어가는 청년들을 지역에서 먼저 주인 대접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영암군민을 단순히 보조금의 수혜자나 행정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대상으로 취급해 왔는데 더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영암군민을 집단지성의 주체로 세워야 하는데 그 의지를 이 4가지 조례에 담았다. 특별히 의회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주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일이다. 그래서 조례 제정 전, 또는 중요한 지역 내 현안에 대해 군민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간담회 자리에서는 봇물이 터진다. 울분과 항변, 냉정한 비판과 질책, 격렬한 항의, 신선한 제안이 한데 어우러져 직접민주주의의 생생한 학습장이 되는 걸 매번 경험한다. 지역 주민과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통해 늘 각성하고 활기를 얻는 일이라 오히려 고맙다.
- 4년 임기 동안 유일한 진보정당(정의당) 소속 영암군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제약이 많았을 것으로 본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나?
▲하나는 지역의제 설정이다. 지난 4년 동안 지역의 주요 현안이 한둘이 아니었다. 묵동 대규모 돈사 인허가, 금정 활성산 국내 최대 산지 태양광 인허가에서 벌어진 주민참여 제도화 대책, 지역소멸위기에 대응하는 청년정책 발굴, 대규모 간척지 태양광 개발 시도에 따른 영암형 신재생에너지 성장전략, 대기관리권역 포함과 함께 닥친 대기질 개선방안이 필요했다. 코로나 19가 발생한 후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 필수노동자 지원, 코로나 이후 영암전략 수립이 절실했다. 하나같이 영암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대한 의미를 갖는 현안들이다. 이 같은 현안에 의회는 마땅히 머리를 맞대 공부하고 토론하며 지역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지역의제로 설정해서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과 조례로 뒷받침해야 했다. 그런데 일부 진전을 제외하곤 최소한의 토론조차 기대하기 어려웠다. 특히 관련 예산을 심의할 때는 이해하기 힘든 예산 담합과 삭감예산 부활이 되풀이되었다. 행정의 독주를 막고 영암의 미래전략을 제시하는 일 대신 지엽적인 민원해결이 의회의 역할인양 자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의심스러웠다.
또 한 가지는 ‘의회 문화’를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영암군민은 선출직 공직자라면 최소한 일반군민 이상의 직업윤리를 갖췄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의회에 상정하는 안건에 대한 사전 공부 없이 회의에 참석한다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을 승인해주기 바쁜 대신 의원 관심 예산만 챙긴다면? 의원이 자기 가족 사업체 영업에 나서고 특정업자 일감 챙기기에 앞장선다면? 흡연과 음주에 경계가 없고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킨다면? 공무원들을 업무와 관계없는 일로 훈계하고 사사로이 부린다면? 이 같은 질문에 우리 군민들이 어떤 답변을 하실지 궁금하다. 지난 4년 동안 두려운 마음으로 성찰하고 때론 엄중하게 잘못을 비판했지만 갈 길이 한참 멀어 보인다.
- 지난 4년 영암군의회를 지켜본 군민들 가운데 “지방의원을 하려면 김기천 의원처럼 해야 한다”고 호평하는 이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울러 그동안 영암군의원으로서 두드러진 활동성과들을 정리한다면?
▲늘 공부하고 발로 뛴 의정활동을 평가해 주신 셈인데 사실 부끄럽다. 지역구 유권자들은 지난 선거결과를 잘 기억하신다. 2등으로 어렵게 당선됐는데 3등하고 겨우 16표 차였다. 고향에 돌아온 지 10년도 안 된데다 지극히 작은 정당 정의당 후보에게 통큰 마음을 주신 것이다. 선거에 뛰어들 때 절박했다. 특정 정당과 기득권 세력에 독점된 지역여론, 특혜예산, 편협한 의사결정권 탓에 쓰라린 패배의 잔을 마신 사람들을 숱하게 봐온 터였다. 새 길을 열고 싶었다. 소외와 배제에 자포자기한 이들의 목소리가 행정의 문턱을 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민원에도 귀를 기울이고 현장을 확인했다. 당장 해결하지 못한 민원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 다시 기회를 모색했고 그 과정을 민원인에게 소상하게 설명했다. 대부분의 민원인은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일 참 잘한다며 고마워했다. 주민 민원을 듣는 일이 의원의 역할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가슴이 먹먹했다. 또 한 가지는 김기천 의원 덕분에 속이 후련하다고들 하신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부당한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할 말을 했다고들 하신다. 그렇다고 반대하는 목소리만 높인 게 아니다. 간담회와 토론회, 의회 회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지역주민 공무원과 토론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타 지방정부의 앞선 정책사업도 배우고 익혀 제안했다. 그 모습을 보고 공부하는 의원이라고 추켜 세워주신 것이다.
이번 의회는 외유성 해외연수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코로나 시기에는 솔선해서 의정비 일부를 삭감해 코로나 예산에 보탰다. 청년장병 상해보험이 설계되었고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포기했던 성인중고생 장학제도가 마련되었다. 수도권 상위대학에 집중되었던 군민장학제도를 전면 개편해 영암 초·중·고·대학생들에게 다양한 도전과 성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특성화고 학생 기숙사비도 전액 지원을 시작했다. 농어민 수당을 도입했고 변방에 있던 필수노동자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돕는 다양한 예산이 편성되었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설치도 확정지었다. 먹노린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예찰방안과 공동방제비도 편성해 운영했다. 또한 가축분뇨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축산농가와 양질의 퇴비가 필요한 농가가 상생하는 자연순환농업의 새 길도 열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의 벗이 되고자 노력했고 영암공동체의 새날을 준비하는 디딤돌 몇 개를 놓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 영암군의원 가운데 회기 중 ‘5분 발언’을 가장 많이 활용했고, 예산심의나 군정업무보고 때 질의도 가장 많았다. 어떤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는가?
▲5분 발언은 사실 영암군민의 목소리 그 자체다. 영암행정의 독점 특권 불공정을 비판하고 정의와 공평을 바로 세울 것을 요구했다. 학산면 묵동리 대규모 돈사 특혜허가에 엄중 항의했고, 특정인을 위한 특혜성 예산 편성을 바로잡아야 영암의 미래가 있다고 외쳤다. 코로나 재난에 대응하는 긴급 추경예산편성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일터로 나가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수돗물 적수사태 해결방안과 대기관리권역 편입에 따른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권력독점을 비판하며 민주적이고 신뢰받는 의회의 혁신을 소리 높여 외쳤다. 이처럼 민원과 생활현장에서 들은 군민의 의견을 가감 없이 담아낸 것이 5분 발언이었다.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 군정질문은 의회의 역할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가 없어 늘 비장했다. 특히 예산은 삭감안만 제출해도 사방에서 벌떼처럼 압력과 비방 흑색선전이 밀려들어 왔다. 사업계획서 하나 없이 수억을 요구하며 배짱부리는 유력인사들과 마주해야 했다. 업자들의 달콤한 회유도 끊이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았다. 핏대 올리며 싸우기도 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삭감조서를 찢어 날리는 무례(?)도 범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잘못된 예산을 다 막아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잘못은 바로 잡는다는 전통은 세웠다고 자부한다. 비록 집행부의 반대에 가로막혀 결실을 보진 못했지만 2022년 본예산 심의를 통해 쌀값 안정대책비 20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20억을 의원 전원 동의로 최초 수정예산으로 제출한 길을 열기도 했다. 예산 삭감권에만 머물러 있던 의회의 기능을 새롭게 설정한 계기가 되었는데 다음 의회에서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군정질문은 의원과 군수가 영암의 현안과 미래를 놓고 깊이 있는 토론을 여는 자리다. 지금까지는 미리 제출한 질문에 군수가 답변만 하고 끝냈는데 보충질문과 상호 응답이 가능하게 바꾼 점도 성과다. 앞으로는 의원이나 군수나 제대로 준비해서 불꽃 튀는 논쟁이 벌어지면 좋겠다. 사실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김기천 의원 때문에 공무원들이 힘들지만 제대로 일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다. 혼내서가 아니라 주무관 팀장들과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일 것이다. 궁하면 통하고 통하면 행한다.
- 동료 의원들의 협조 내지 공동보조가 중요했을 텐데 아쉬움이 클 것 같다. 4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통해 가장 안타까운 일은 무엇인가.
▲함께 마음 터놓고 의논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다. 의원 한 명이 아무리 부지런하고 야물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분명하다. 4년을 겪어보니 정치적 정체성과 노선이 분명한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지역의 성장과 군민행복을 위해 의회다운 의회, 공부하고 토론하는 의회를 만드는 일에 협력하면 좋겠다. 군수가 의회를 무시한다고 성토하는데 의회가 제대로 움직이면 그런 일은 곧 사라진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의원들이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암읍과 삼호읍의 대결구도는 지속가능한 영암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영암 전체를 놓고 자원과 예산을 적재적소에 배분하고 상호 공존하는 미래전략을 세우는 데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군수와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행정의 독단과 독선을 방관하고 있다는 생각이 여러 차례 들었다. 잘못된 행정으로 인한 대가는 고스란히 군민이 떠맡아야 하는데 모른 척해야 될 일인가?
-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 달라. 아울러 선거구민들에게 제시할 약속이 있다면 들려 달라.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영암에서의 삶을 위해 청년들을 지지 지원하고 싶다. 청년창업 지원 조례와 청년농업인 이자차액 지원사업을 설계해서 누구나 도전하고, 실패해도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기회를 열고 싶다. 청년 일자리로 사회서비스 분야를 대거 발굴해 문화 교육 복지 돌봄 창업 가공 관광 등 지역이 필요로 하고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 모델을 찾아내야 하겠다.
다음으로, 영암농산물을 우리지역에서 우선 소비하게 하는 공공급식체계를 만들고 식당 등 외식업체가 지역 농산물 소비에 앞장서는 제도를 설계하고 싶다. 농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농민세탁소도 도입하려 한다.
셋째. 주민자치와 참여예산제를 현실화하고자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발굴 육성해 민주주의의 질적 전환을 이루고 주민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의제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예산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길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영암형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를 설계하고 지역사회 합의를 이끌어 내고 싶다.
-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지난 4년 동안 과분한 기대와 칭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역에 상존해 있는 여러 갈등을 조정하고 제도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일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서투르다고 고백한다. 혼자 힘으로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겠냐며 핀잔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같은 사람이 있어야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새로운 상상을 하게 된다고 믿는다. 공무원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의원들을 자극하는 의원이 있어야 행정도 의회도 똑바로 일하는 것이다. 제대로 일 잘하는 사람을 주민 대표자로 뽑아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또 한 가지 의회와 의원들을 잘 감시해 주시라고 거듭 당부 드리고 싶다. 군민들이 의회와 의원들을 제대로 감시하면 집행부 감시와 견제는 저절로 되는 것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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