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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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집

예고 없이 내리는 소나기 같은 소음이
이른 아침시간 정적을 깬다

와르르 담장 넘어가는 소리
와장창 유리 깨지는 소리
포클레인 한 대가 야금야금
집 한 채를 파먹고 있다

새로 난 도로를 따라
돌연 드러난 낡은 집 한 채
소리 내지 않고 버티는 법을 알았는지
대숲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더니
이제 그만 긴 고독을 끝내는가보다

집 한 채를 삼킨 포클레인은
배가 부르긴 부른 걸까
저 적막함 어쩌면 편안함
트림 같은 쓸쓸함이
집이 사라진 빈 터를 채우고 있다


봉성희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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