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복귀 전 군수 인사카드 '만지작'…큰 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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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복귀 전 군수 인사카드 '만지작'…큰 논란 우려

경제건설전문위원 공석인 영암군의회에 '충원요구' 公文 가능성 타진

행정안전부, 전 군수 당 대표 표창 선거법 위반 사건 현지 조사 나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전동평 군수가 지난 5월 16일 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군청 내부 분위기가 매우 뒤숭숭하고 복잡하다.
지방선거 뒤로 미뤄진 인사와 관련해 경제건설전문위원이 공석인 의회에 집행부가 '충원요구' 공문을 보내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설이 나돌고, 자체적으로 전남도내 시·군의 유사사례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는 소문이 있는가 하면, 공교롭게도 행정안전부가 전 군수의 당 대표 표창 등과 관련된 공직자들의 선거법 위반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의회에 타진한 경제건설전문위원에 대한 '원 포인트' 인사 대상은 행정안전부가 조사에 나선 선거법 위반사건에 연루된 공직자 중 한 명을 염두에 둔 '報恩인사'라는 소문까지 나돌아, 실제 인사가 이뤄질 경우 결과적으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선거중립 및 공직기강 확립과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무시하는 처사가 돼 큰 논란이 우려된다.
또 인사가 집행부의 승진의결 및 의회의 직무대리 방식으로 이뤄지더라도 민선8기 출범이 불과 1개월 남짓한 상황이어서 소위 '알박기 인사'가 돼 신·구 지방권력의 갈등요인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 군수 업무복귀를 전후해 나돈 얘기들을 종합하면 집행부인 군은 의회에 공석이 된 경제건설전문위원(5급 사무관)의 충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전남도내 시·군의 유사사례 파악에 착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국 전 경제건설전문위원은 올 1월 1일자 인사로 군서면장에서 전보됐으나 얼마 뒤 명예퇴직 했다. 군서면장으로 발령되기 전 자리로 좌천된(?) 셈이어서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전문위원이 공석이었음에도 의회나 군은 추가인사를 고려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에 따라 지난 1월 13일부터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의회(의장)는 지방선거 때까지 회기가 없었고, 군은 전 군수의 3선 연임을 확신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 군수가 재경선까지 간 민주당 군수후보 공천에서 탈락하자 상황이 급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공직자들을 염두에 둔 승진의결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공석중이어서 의회와 협의만 이뤄지면 단행할 수 있는 인사를 후임 군수에 남겨줄 필요가 없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 준 측근에 보답해야 하는 상황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행정안전부가 전 군수의 민주당 대표 표창 관련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17일부터 현지조사에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군이 염두에 둔 인사 대상자가 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군수 수행비서(부속실장)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은 이날 영암군청을 방문해 18일까지 부군수와 감사팀장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 제출과 함께 선거법 위반 사건에 연루된 부속실장 등 4명의 공직자들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았다. 또 이들 공직자 중 한명이 군과 담당과장 등을 상대로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상세히 파악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징계가 뒤따를 전망이나 행정안전부가 자체 조사까지 나선 상황이어서 상급기관의 징계절차는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공무원인사규정 상 상급기관의 징계과정에 있는 공직자를 승진대상으로 심의할 수 있느냐를 놓고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군수의 의지가 실린 것으로 전해진 이번 인사가 이뤄지려면 인사권을 쥔 강찬원 의장의 공무원 충원 요구가 필요하다. 인사권 독립은 이뤄졌으나 예산 편성 및 정원 조정 등의 권한은 없는 '공무원 임용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의장의 충원요구가 있으면 군수는 승진명부를 토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승진의결을 해야 하고, 의장은 직무대리 발령을 내 승진교육 후 임명하는 절차가 예상된다. 따라서 이 모든 절차를 마치고 인사가 이뤄지면 오는 7월 1일 출범할 민선8기 집행부나 제9대 의회 모두에 '알박기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별문제이나, 그렇지 않으면 유·무효 논란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특히 본의 아니게 인사를 주도하게 된 실무 공직자들은 매우 난처한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군수 개인 치적 홍보로 공직자들이 곤욕을 치르는 상황에서 또다시 애먼 공직자들만 피해볼 가능성이 큰 것이다.
무엇보다 선거법 위반 관련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고 행정안전부의 징계절차까지 이어지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처벌이 이뤄질 경우 공직자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파면'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청 내에서는 전 군수가 남은 임기 동안 알찬 마무리에 신경 써야지 인사나 계약 등에 관심을 가질 경우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또 선거법 위반사건도 전 군수의 당 대표 표창뿐 아니라 전남대 동창회 표창, SNS 관리 등 무려 세 건의 사건이 복합되어 있어 결코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전 군수가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공석중인 의회 전문위원 인사와 관련해 천재철 기획감사실장과 김광호 총무과장은 "뜬소문일 뿐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인사계획이 없다"고 적극 부인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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