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출신 조정 시인 제22회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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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출신 조정 시인 제22회 노작문학상 수상

노작 홍사용 문학관, 조정 시인의 '그라시재라' 수상작 선정

영암읍 회문리 출신의 시인 조정씨가 제22회 노작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그라시재라'(이소노미아)로, 상금은 3천만원이다.
노작 홍사용 문학관은 8월 22일 제22회 노작문학상 수상작으로 조정 시인의 '그라시재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작 문학상은 일제 치하 동인지 '백조'를 창간해 낭만주의 시 운동을 주도했던 노작 홍사용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조정 시인의 수상 시집 '그라시재라'는 시인이 1960년대 영암지역에서 살던 여성들의 실화를 서사시로 옮긴 작품으로, 모든 시편이 전라도 서남지역의 방언으로 쓰인 여성들의 이야기다. 동란을 겪으며 자식을, 형제를, 부모를 잃은 여성들이 어떻게 삶을 움켜쥐고 서로 의지하면서 다음 세대를 함께 키워냈는지 보여준다.
"나는 꽃 중에 찔레꽃이 질로 좋아라/ 우리 친정 앞 또랑 너매 찔레 덤불이/ 오월이먼 꽃이 만발해가꼬/ 거울가튼 물에 흑하니 비친단 말이요/ 으치께 이삔가 물 흔들리깜시/ 빨래허든 손 놓고 앙거서/ 꽃기림자를 한정없이 보고 있었당께라"('서시' 중에서)
정희성 시인 등 심사위원들은 "전라도 서남 방언을 바탕으로 모어의 확장 가능성과 그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며 "현대사에서 격락되거나 묻힌 부분을 여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복원, 재구조화한 점에서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진경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계간 문예지 '백조' 가을호에 실리고, 시상식은 10월 1일 경기도 화성시 노작 홍사용 문학관에서 노작문학제와 함께 열린다.
시인 조정은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다 시집 '이발소 그림처럼'을 펴냈고, 2017년 제주 강정마을의 아픔과 생태를 주제로 장편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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