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등산복으로 갈아입은 날
기찬묏길 정자에서
가을의 정취와 녹차를 향기롭게 우려
바게트 빵과 함께 마신다
녹차의 깊은 맛과
영롱한 찻물 소리를 들으며
찻잔에 전해지는 따뜻함과
차의 맑은 색감을 음미하며
잠시 편안한 시간을 가져본다
가을이 오면
풍요로운 계절이지만
어느 한구석 쓸쓸함이 남아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된다
황혼의 뒤안길
길모퉁이 텃밭에 뿌린
씨앗들을 거두어들이는
노부부의 행복이
적을수록 나눔의 미학을
일깨워 주는 시간이다
오금희
영암문인협회 회원
한국순수문학작가회 회원
시집 '찔레꽃 필무렵'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