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전철에 함께 타더니
잘 가라 인사도 없이
냉정하게 플랫폼으로 밀어낸다.
몇 번 출구로 가야 하나
인파에 밀려 떠내려가는 나를
출구보다 먼저
오카리나 연주가 반긴다
오랜 친구인 듯
한 폭의 풍경화 같은
희끗희끗한 노부부의 오카리나 연주
전철을 타고 온 바람이
발자국을 남기며 뒤돌아보는
아! 때로는 돌아가고픈 추억을
무대 위에 세우고 싶다
가야 할 시간을 붙잡아 놓은 채
나 홀로 관객이 되어
조세란
2003년 <문학21> 시부문 등단
동산문학 회원
영암문인협회 회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