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시멘트 바닥이라도
낙하산 탄 씨앗들 바람에 산들산들
질긴 생명의 싹눈을 틔우리니
족보 있는 풀의 귀족들
흙살 뜨락에서 알뜰살뜰 가꾸어지지만
내몰리기만 하는 설 곳 없는 우리 민초들
그러니 생명력이라도 질길 수밖에
억센 손아귀에 목울대를 잡혀
뽑히지 않으려 땅심 붙잡아 버팅기고
빈틈 보이는 곳 어디든 목숨줄의 닻을 내린다
비바람 벗 삼아 보잘 것 없어도
그러나 당당하게 생명꽃을 피우느니
세상이여, 우리에게 뿌리 내릴 땅을 다오
내 이름도 하늘처럼 우러러 부를 수 있는
전석홍
시인
전 전남도지사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