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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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겹쳐진 돌담길을 돌아
싸리문을 반쯤 열어놓은 외할머니댁
방안 한구석엔 촘촘히 엮어 놓은 갈대
그 안에 고구마가 가득 쌓여있고
방안의 풋풋한 흙내음은
외할머니의 포근한 정으로 흐르고
저녁노을 붉게 물들면
대나무를 흔들며
보금자리 만들던
참새도 단잠을 청하고
아궁이에 불 지피시며
알맞게 잘 구워진
군고구마 껍질 벗겨 한입 넣어 주시며
미소 지으시던 외할머니
굴뚝 위에 하얀 연기 하늘위로 날고
별들의 속삭임이 시작되면
할머니 품안에 꼭 안아주시던
그리운 외할머니

박선옥
영암문인협회 회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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