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고조 특전사회 초청 5·18 행사에 우 군수 '祝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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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고조 특전사회 초청 5·18 행사에 우 군수 '祝辭' 논란

"행사 취지 정확히 파악 못 한 채 이뤄진 통상적인 축사 발송" 뒤늦은 해명

대학시절 학생운동 등 인적네트워크 불구 5·18 단체 특성파악도 못 해 비판

일부 5·18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가 특전사동지회를 초청한 5·18 행사를 강행한데 대해 지역사회의 비판과 함께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승희 군수가 행사에 축사를 발송했다가 "행사의 취지 정확히 파악 못 한 채 통상적인 게재용 축사 발송이 이뤄졌다"며 뒤늦게 유감 표명을 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 특전사전우회는 2월 19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 조인식' 행사를 개최했다.
5·18 진상규명을 위한 상호협력과 계엄군과의 화해를 다짐하는 이날 행사에는 황일봉 부상자회장, 정성국 공로자회장, 최익봉 동지회 총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용서와 화해를 위한 대국민 공동선언문'에서 "5·18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광주·전남 시·도민의 굳은 신념과 정의감의 발로였으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주주의에서 실로 커다란 의미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5·18 당시 광주 현장에 계엄군으로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한 계엄군은 엄정한 상명하복을 원칙으로 하는 군인 신분으로 상부의 명에 따라 공적인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이었다"며 "당시 상황에서 그들은 상부의 명에 복종하는 것이 불가피하였고 그 다수가 오늘날까지 오랜 정신적·육체적 아픔으로 점철해 왔다는 점에서, '피해자'로 바라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변천과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5·18은 이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시비론(是非論)적인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양측 모두가 실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양시론(兩是論)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서 배부된 팜플렛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무소속 양향자 의원, 김관영 전북도지사,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명현관 해남군수, 우승희 영암군수, 이병노 담양군수 등 9명의 축사가 담겨있었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반면 이날 행사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역사 퇴행”이라며 일제히 반발하며 비난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등 113개 단체는 성명을 내고 "계엄군이 광주에서 저지른 학살과 폭력은 공적인 임무가 아니라 국권을 찬탈하려 한 불법행위였다"며 "불법적 명령을 수행한 계엄군을 피해자로 규정한다면, 1980년 5월 광주에서 자행된 폭력과 이에 저항했던 시민들의 실천을 구분하는 기준은 사라지고 만다. 두 단체는 결과적으로 광주시민을 무참하게 학살했던 계엄군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군이 광주에서 저지른 학살과 폭력은 단순한 공적 임무 수행의 수준을 넘어섰다. 만삭의 임산부와 초·중학생에게도 총을 쏘았다. 도망가는 고등학생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 길 가던 시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대검으로 찌른 그들이 어떻게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5·18은 공법단체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며, 지켜나가야 할 역사다. 용서와 화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가해자들의 진실한 자기고백과 처절한 자기반성이다. 5월 두 단체와 특전사동지회가 합의한 행동강령에는 계엄군의 행위에 대한 반성과 사과에 대한 언급이 없다. 반성 없는 용서와 화해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게 만들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행사가 예정된 이날 오전 10시부터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만적인 대국민공동선언 결사저지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민대회'를 진행했다. 집회는 경찰 및 용역업체 등의 경호로 '대국민 공동선언식' 주최 측과 충돌하지 않고 마무리됐다. 또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예견한 행사 주최 측은 당초 국립5·18민주묘역 합동 참배 일정을 앞당겨 이날 오전으로 변경해 강행했으며, 이를 안 시민사회단체는 오후 2시부터 5·18묘역에서 범시민대회를 이어가는 등 성토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특전사동지회가 국립5·18민주묘역 정문에 게시한 '화해와 감사로 5·18정신 이어가자', '5월의 아픈 상처 상생으로 치유하자' 등의 현수막은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찢어지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행사에 대해 "5·18 화해는 서로 보듬고 미래로 가기 위한 것"이라며 " 망월 묘역 참배와 선언식('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선언식)은 화해를 얘기하면서 상처를 덧내고, 미래로 가기보다 과거로 되돌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강 시장은 5·18 부상자회·공로자회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한 행사여서 광주시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과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공식적인 입장 발표도 곤란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특히 "(행사가)바람직스럽지 않았다"며 "애초 주최 측 참석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고, 그 뒤 갈등이 커져 참석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 조인식' 행사 팜플렛에 축사를 게재한 우승희 군수는 행사의 파장이 커진 20일 오후 뒤늦게 '5·18 부상자회와 특전사 행사 게재용 축사 수록 관련 입장문'을 내고 "축사를 접하고 상처를 받았을 많은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우 군수는 "금번 서면 축사는 1월 31일 5·18부상자회의 공문을 받고 공법 3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 유족회)의 합의로 추진되는 행사로 여기고, 행사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통상적인 축사를 발송하게 된 것"이라면서, "실무적으로 처리되면서 추후 논란 과정을 체크하지 못해 후속 조치를 놓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더 꼼꼼하게 행사내용을 파악해 같은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염려하는 마음이 신뢰로 바뀔 수 있도록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고 밝히고 있고, 시민사회단체와의 인적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우 군수가 5·18 관련 단체의 성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집회 성격도 제대로 알지 못 한 채 축사를 보낸 것은 큰 잘못"이라며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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