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후진하며 복권을 사오는 남편
언제부터인지 걸음걸이에서도 나이듦이 풍긴다
당첨 확률이 벼락맞는 확률과 같다더라는
내 말에 그래도 일주일은 기대하는 즐거움이 좋다며
당첨되면 다 줄게 한다
얼굴에 번지는 주름진 미소가 짠한 느낌은 무엇인가
잿빛으로 변한 머리카락을 볼 때
울컥 올라오는 감정은 또 무엇인가
운전 면허증은 십년마다 새것으로 갱신을 해주는데
젊음은 갱신이 안 되니
불청객처럼 찾아온 병마와 벗하며
끼니처럼 챙겨 먹는 약들
문득
소파에 앉았다 일어서면 남편의 자리가
움푹 들어가 있던
그 깊이
가장의 무게인가
전옥란
영암문인협회 회원
1999년 문학춘추 등단(시)
월간 전원생활 시와 수필 당선
2001 교육인적자원부 수기공모 장려상 수상
솔문학 회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