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이 있고,
어느 땐가는 절벽 끝에 서서
막막한 길을 바라본다
생의 벼랑에서 떨어져 뼈가 부러지고
길을 가지 못한다
병상에 누워 길을 바라보면
아픈 길들이
처방전을 들고 서성이는데
안갯속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여
인생의 오후를 지나 저녁 무렵에 이르러
아직도 몸에 칭칭 붕대를 감고
길을 가지 못하는가
침침한 눈을 부릅뜨고
곧 다가올 어둠 속 길을 두려워 말아라
달이 뜨고, 마침내
어둠 속에도 길은 이어질지어니.
주봉심
<현대문예> 시부문 신인상 당선
영암문인협회 부회장'
시집 <꽃을 바라보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