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잡은 손 놓았는가
이름 잃은 신발 찬 거리를 헤매는가
추위에 살을 뚫고 나온 여린 봄싹들
어둠 속으로 우수수 얼굴을 감추고
저 나무들 떨고 있는가
온산이 흔들리고 있는가
푸르디 푸른 잎들의 신발
길을 잃고 골짜기에 쌓이는가
어디서 무엇으로 다시 걸을까
얼마나 더 걸어야 빛의 나라에 다다를까
어쩌자고 어쩌자고
신발까지 버렸니, 나무야
주인 잃고 울부짖는 저 푸른 신발들
들리네
따라오네
최연숙
영암 출생
시인
수필가
문예춘추 알베르 카뮈상 현대시부문 최우수상
시집 '기억의 울타리엔 경계가 없다' 등 다수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