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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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병원 담벼락에 담쟁이 한그루
회상에 젖어 몸단장을 한다
반듯하게 서있는지 발돋음하고
몸통과 가지들 흔들리지 않는지
지나는 바람한테 물으며
어릴 적 앓던 지병이
다시 도지지 말라고
날마다 제 몸을 케어한다
태어날 때부터
혼자 서지 못하고 넘어지고 꺾이고
의지는 의지일 뿐
허공에 헛손질만 해대며
연신 흔들흔들
혼자 견디는 투병 생활에
거리의 사람들은 무심히 오고 가고
기우뚱한 균형은
하늘의 해가 조금씩 바로잡아
어느 날, 단단한 벽화가 되어
나뭇잎들과 단란하다
병실 안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오씨,
담쟁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턱하니 서있는 모습
배우고 계시겠지

최인숙
영암문인협회 회장 역임
전남문인협회 회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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