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재판부는 오는 4월 24일과 5월 8일에도 공판을 계속할 일정이어서, 공직선거법(제270조 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에 명시된 '공소 제기 후 6월 이내'인 오는 5월 말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공판에는 우 군수의 지지자를 비롯한 군민 100여명 이상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고, 판결에 따른 선고형량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 큰 파장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민선8기 출범 1년(오는 7월)이 불과 2개월여 남짓한 시점이어서 재판 결과는 더욱 초미의 관심이자 지역의 명운과도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공판 진행 상황 = 이날 오전 열린 공판은 재판부가 '피고인 퇴정 후 증인 신문'을 결정한데 대해 변호인 측이 이의신청을 내면서 시작부터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 측은 성폭력 사건 등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임을 들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변호인과 함께 증인 신문을 하게 해 달라"며 형사소송법(제304조 재판장 처분에 대한 이의)에 따른 이의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검사 측은 "피고인이 영암군수에 당선되어 지역사회 영향력이 막강해 증인들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고, 실제 매우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며, 증인 보호 차원의 적법한 절차임을 강조했고, 재판부가 이를 인용해 변호인 측의 이의신청은 기각됐다. 형사소송법 제297조(피고인 등의 퇴정)는 '증인 또는 감정인이 피고인 또는 어떤 재정인의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피고인 등을 퇴정하게 하고 진술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이 모두 퇴정하고 비공개로 진행된 오전 증인 신문에는 여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우승희 피고인의 '권리당원 이중투표 지시 및 권유' 등의 내용을 담은 전화 녹취록 및 카카오톡 단톡방 대화 내용을 놓고 검사 측의 공소사실 확인에 이어 변호인 측의 반대 신문이 진행됐다.
특히 변호인 측 반대 신문에서는 녹취록 등을 상대 후보자에 전달한 사실을 추궁하는 듯한 변호사의 질문에 증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답변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고,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상기시키며 변호인 측에 공소사실과 무관한 몇몇 질문들은 생략할 것을 주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101호 법정으로 옮겨 속개된 증신 신문에서는 녹취록 및 카카오톡 단톡방 대화 내용 등이 언론 등에 공개되기까지 우승희 군수 상대 후보가 개입되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해 한 때 우승희 피고인 측 지지자들 사이에 "공판이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희 피고인 등의 공소사실인 '권리당원 이중투표 지시 및 권유, 친인척 영암 주소지 허위 기재, 부적격 당원 가입, 단톡방에서 불법선거운동 조장'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뒤엎을 진술은 나오지 않아 향후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 공판 일정 및 파장 = 우승희 군수 등에 대한 이날 공판은 이처럼 하루 온종일 계속됐다. 3월 예정되었던 공판이 4월로 미뤄졌기 때문이기는 하나 특정 사건 공판이 하루 종일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공직선거법(제270조)에 정한 '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른바 '6·3·3 규정'으로,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하여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공판 진행 상황이라면 오는 4월 24일과 5월 8일 변호인 측 증인 등의 신문이 추가로 이뤄진 뒤 5월 말 1심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늦어도 6월 초면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나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승희 군수 등은 작년 11월 말 불구속 기소됐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는 벌써부터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번 공판에는 지지자 등 100여명이 넘는 군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공판이 예정된 목포지원에 몰려들었다.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자들 중에는 재선거 준비에 착수한 경우도 확인된다.
군청 내부 공직사회도 흔들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선 8기 출범 후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우승희 군수가 역점을 둬 추진할 현안사업 대부분이 구상단계이거나 계획을 가다듬는 단계에 있어 이의 적극 추진을 위한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승희 군수 측을 비롯한 지역정치권은 대체적으로 원만한 마무리를 기대하는 분위기이나, 반대 상황을 점치는 이들도 예상 밖으로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한편 우승희 군수는 작년 11월 말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12월 22일 첫 공판이 시작됐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권리당원 이중투표 지시 및 권유, 친인척 영암 주소지 허위 기재, 부적격 당원 가입, 단톡방에서 불법선거운동 조장 등의 혐의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우승희 군수 측은 당내 경선을 위한 ARS 여론조사에서 권리당원 선거인단을 상대로 권리당원 아니라고 거짓 응답하게 하고, 이중투표 권유·유도를 공모했다. 또 카카오톡 단톡방을 통해 이를 전파했으며, 친척들을 영암군에 거주한 것처럼 주소지를 허위로 기재, 당원으로 입당시키고 당내 경선 운동에 참여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우승희 군수와 함께 기소된 부인 등이 권리당원을 상대로 이중투표를 권유한 통화녹취록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고, 우 군수를 비롯한 피고인 등은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