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가득 퍼담고
흙물이 밴 헌운동화로
들길을 걸어오시는 아버지
밭길 고랑마다
가을이 가라앉아
붉게 타 오르고
당신의 땀방울은
알알이 터지는데
아버지는 어디만큼 서시고
둥근달을 기르고 계시는가
가을은 지는 잎보다
더 가볍게
눈 속의 발목보다
더 시리게
뒷동산을 허무는데
대나무 숲가엔
어머니가 먼저 와 햇살을 길어담고
소의 미간을 쓰다듬으시며 오시는
그 분이 낯익은 기침소리
가을을 저렇게 허무하게
산마루에서 길가로
저물어 가는가
오금희
순수문학동인
강진온누리문학동인
숲동인
솔문학동인
영암문인협회 회원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