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적골 문중 산
산판 나무 해마다 선 채로 산다
손길 바쁜 논매기 끝나고
벼이삭 익어가는 늦여름
낫 몇 자루 숫돌에 쓱쓱 갈아
지게 지고 산판 올라 나무를 벤다
우리 집 산판은 뒷골
남향 산허리 나무살 좋고
고사리 지천으로 돋아나는 곳
도라지꽃 수놓은 뻑국새 골짝
아버지 숙부 베어 말린 나무들
등 지게로 내려
뒤란 해묵은 밤나무 아래
집채처럼 벼눌로 쌓인다
땀내 절은 이 땔감,
밥 짓고 쇠죽 쑤며 구들장을 덥혀준다
(산판: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게 말리는 산, 일정 구간의 산판을 사서 땔감으로 베어온다.)
전석홍
시인
전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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