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편지 뭉치가 눈에 띈다
오래전 아들이 군에서 보내온 편지들
요즘은 군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
수시로 안부를 듣고 전하니
편지를 주고 받을 일이 없다는데
무엇이든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변하는 세상이니
우표가 붙은 편지 봉투를 뜯을 때
심장이 쫄깃해지며 콩닥거리는 느낌을
아들의 아들은 알까
곰삭은 손편지 다시 읽어 보며
아슴한 기억을 더듬는 기분을
아들의 아들은 알까
푹 익은 묵은 김치처럼
오래된 편지에도 게미가 있다는 거
아들의 아들은
전옥란
영암문인협회 회원
1999년 문학춘추 등단(시)
월간 전원생활 시와 수필 당선
2001 교육인적자원부 수기공모 장려상 수상
솔문학 회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