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구마 품종 '소담미'에 덩이줄기썩음병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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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고구마 품종 '소담미'에 덩이줄기썩음병 발생

올해 잦은 강우에 고온 현상 지속 겹쳐 미암면 일대 57농가 62㏊에 피해

농가들 품종문제 제기에 당국은 씨고구마 감염 추정 국산 품종 위축 우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국산 품종으로 외래 품종에 비해 상품성이 좋다며 재배 권장된 '소담미' 품종 고구마가 잎과 줄기가 고사되어 상품가치가 하락하고 수확량까지 줄어드는 '고구마 덩이줄기썩음병'이 발생, 재배농가에 큰 피해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영암군의회(의장 강찬원) 주요사업장 현장방문 특별위원회는 10월 25일 미암면 고구마 피해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영암에서는 미암면을 중심으로 57농가 62㏊에 걸쳐 국산 고구마 품종인 '소담미'를 재배한 지역에서 고구마 잎과 줄기가 고사, 고구마 비대 중지로 상품 가치의 하락과 수확량이 급감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술센터는 이에 대해 "9월 중 평년에 비해 잦은 강우에다 이후 고온현상이 지속된데 따른 피해로 판단된다"면서도. "일부 재배농가에서는 품종적 특성에 의한 피해라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북면과 시종면, 덕진면 등지의 대형 고구마 생산법인인 토울, 담아, 황금고구마 등의 회원농가들의 경우 일본 품종인 베니하루카를 식재, 피해가 경미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암면의 경우 2022년 농업기술센터 '대규모 국내 육성 고구마 품종 재배단지 조성' 시범사업에 서영암농협 고구마공선출하회가 사업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일본계 품종을 대체하는 국산품종 선정에 나서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협조로 '소담미' 재배에 나섰으며, 그동안 상품성과 농가 소득증대 효과가 커 올해 자체적으로 재배면적을 늘린 것이 다른 품종 대비 소담미 품종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담미 품종개발 및 보급기관인 국립식량과학원(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의 모니터링 의견에 따르면, 고구마 덩이줄기썩음병 발생의 주된 원인은 씨고구마 감염 및 묘감염에 의한 1차 피해 후 9월 13∼16일 잦은 강우에 의해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됐다.
고구마 덩이줄기썩음병은 2019년 영암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잎이 빨갛거나 노랗게 변하고, 흙과 맞닿는 부분이 검게 변해 지상부가 고사하는 증상을 보였다. 감염경로는 1차로 감염된 씨고구마와 묘, 토양 등이며, 2차로는 감염된 식물체 포자 물로 확산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해 확산 방지 및 방제대책 마련을 위한 기초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는 있으나 현재까지 등록된 약제도 없어 피해 지속 및 확산이 우려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덩이줄기썩음병 피해 주원인은 품종 보다도 본포관리, 씨고구마 감염 및 묘상감염에서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난다"면서, "2024년 새해농업인실용교육 때 고구마 덩이줄기썩음병 예방요령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미암면의 고구마 피해현황을 감안해 2023년 고구마 재배지 토양개량사업 대상자 선정에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영암지역에서는 모두 1천473농가가 1천354㏊에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한편 고구마 '소담미'는 농촌진흥청이 2020년 육성한 품종으로, 국내에서 가장 널리 유통되고 있는 외래품종에 비해 외관이 매끈해 상품성이 우수하고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수확 후 저장성 또한 우수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특징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암 관내 고구마 재배면적의 85% 이상에 외래품종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재배농가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나 이번 피해로 애써 개발한 국산 품종의 위축이 우려된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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