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위에서 뭐라고 지저귀는
종달새 지저귀는 소리가 신기했다
유년이 가고
나의 배는 항구를 떠나 푸른 바다를 향해
때로는 거친 파도와 싸우고
때로는 잔잔한 바다를
거울처럼 잔잔하게 미끄러져 가기도 하였다
무서울 것이 없는 질풍노도의 항해에서
나는 상어를 잡는 선장처럼 융맹하였다.
그러는 동안 바다 위에 갈매기가 날고
태풍이 불고 눈이 내리고
하늘엔 먹구름이 으르렁거렸지만
나의 눈빛은 매처럼 매서워 갔다
이제 항구에 들어서니
마침내 파도가 잔잔하고
저녁 불빛이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다
비로소 저녁 바다를 바라보면
오래 잊고 있었던, 그래서 나의 기억을 일깨우는
종달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60년 만인가, 70년 만인가
인생을 모두 허비한 후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나의 유년과 종달새를 만나
왈칵, 눈물이 뜨겁다.
주봉심
<현대문예> 시부문 신인상 당선
영암문인협회 부회장'
시집 <꽃을 바라보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